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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콜럼버스 Sep 02. 2019

[좌담회]공대형 4인방이 말하는 스마트팩토리의 미래-①

"정부 정책은 선택과 집중 필요" 


앞으로 우리가 주력해야 할 기술 분야는 무엇일까요.



최근 4~5년 새 가장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낸 스타트업 분야는 O2O입니다.



렌터카·쇼핑·숙박 등 주로 전화나 오프라인을 통해서만 이용할 수 있었던 일들을 앱으로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각광받았죠.



세계적 스마트폰 보급 확대, 4G 인프라의 확대 등 정보통신기술(ICT)의 저변이 넓어지며 이런 서비스들이 플랫폼으로 진화했습니다.



좋은 아이디어와 적절한 기술이 뒷받침되면 누구라도 백만장자 반열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O2O 서비스는 당장은 소강상태입니다. 그간 아이디어가 많이 쏟아졌고, 경쟁이 심화됐으며, 소비자들의 피로감도 커졌기 때문입니다.


                  


출처=위키미디어



                                   

몇 년 이내에 또 새로운 O2O 비즈니스 플랫폼이 파도칠 것으로 예상되지만, 당장은 큰 흐름을 형성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이제 AI를 비롯한 기술 기업의 순서로 넘어왔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서비스를 정교하고 현실성 있게 키워줄 세부 기술 말이죠.



또 그간 B2C 비즈니스에 국한됐던 스타트업 아이디어가 B2B 분야로도 확장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1. 다만 B2B의 경우 사업 규모가 원청 기업의 예산 한도에서 벌어지며, 기존 공급 기업 대비 저렴하거나 압도적인 기술력을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2. 한국의 경우는 대기업 오너들의 친인척이나 임직원들이 하청회사를 하는 경우가 많아 새로 진출한 기업들이 비집고 들어가 공간이 적었습니다.



특히 공장 등 제조업 분야는 이런 제약이 더욱 심합니다. 혁신이 벌어지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3. 대기업들은 새로운 시스템을 적용했다가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사고나 생산 차질을 두려워합니다.



현재의 제조업 생태계와 문화로는 중국, 동남아시아 등의 부상을 뿌리치기 어려우며, 독일·일본을 앞서기도 어렵겠죠. 세계적인 인건비 상승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출처=위키미디어



                                 

제조업 중심 국가인 한국이야말로 생산 공정의 혁신이 그 어느 나라보다 필요합니다. 그러려면 스마트팩토리에 기반을 둔 체계적 생산 및 리스크 관리를 도입해야 할 것입니다. 



스마트팩토리는 5G 통신망과 다양한 센서, 빅데이터를 통한 AI 추출에서 출발합니다. 한국이 경쟁력 있는 분야들이죠.



또 경쟁력 있는 연구진과 스타트업들이 이 분야 혁신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이에 국내 기술 기업 전문 엑셀러레이터인 블루포인트가 육성하는 4곳의 스마트팩토리 및 AI 기업 대표님들을 한자리에서 만나 뵀습니다.



지능형 내화물 통합 관리 시스템 개발사 ‘엑셀로’의 박성제 대표, 무인 원격 관리 솔루션 개발사 ‘씨앤테크’ 김기덕 대표, 유해 화학물질 누출 감지 솔루션 제작사 ‘지프코리아’ 안현수 대표, 교감형 챗봇 개발사 ‘아크릴’ 박외진 대표 등입니다. 



이분들께 엑셀러레이터와의 협업 경험과 국내외 동향, 문제점, 현장의 고충 등을 여쭤봤습니다.



이분들 말씀을 요약하면,



1. 스마트팩토리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며


2. 당장은 복잡하고 어려워도 긍정적 효과가 크지만,


3. 이해 부족과 비용 문제로 많은 기업들이 꺼리는 상황이고


4. 독일·미국 등의 스마트팩토리 플랫폼은 한계가 있으며 결국 커스터마이징으로 가고 있다입니다.



정부 정책에 대해서는 성장 단계의 스타트업이 데스밸리를 넘지 못하는 현실, VC의 강도 높은 재무적 압박 등에 아쉬움을 나타냈습니다.



이 인터뷰를 주선해주시고 바쁜 대표님들의 일정을 조율해주신 황희철 블루포인트 이사님께 깊은 감사드립니다.



이번 좌담회는 분량이 길어 2회에 걸쳐 게재합니다. 




            




-콜럼버스


먼저 이 자리에 참석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블루포인트는 어떻게 이렇게 경쟁력 있는 스타트업을 찾게 됐다.



-황희철 블루포인트 이사


블루포인트가 기술 창업 엑셀러레이터이다 보니, 엔지니어 창업자들이 많다. 그분들은 사업을 할 때 대개 기술로 다 해결하려고 하는데, 그를 사업적 관점에서 보완하고 리스크를 완화하는 방식으로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초기 회사는 담당자가 일대일로 담당하고 있다. 다른 엑셀러레이터와 차이점은 심사역이 많다는 점이다.



-콜럼버스


간략한 사업 설명과 블루포인트를 알게 된 계기를 알려 달라.



-박성제 엑셀로 대표


쇳물 등 뜨거운 물질을 받는 내화물에 사물인터넷(IoT) 등 신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보일러 등 여러 제품에는 IoT를 적용한 사례가 많은데 내화물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객관적으로 아이템을 검증받고 싶어 ‘민간 투자 주도형 기술 창업 지원’(팁스) 프로그램에 지원했고, 방향성이 부합한다고 판단해 엑셀러레이터로 블루포인트를 선택했다. 스타트업은 투자 유치나 제품의 정체성 구축 등에 경험이 부족하다. 이에 대한 여러 의견을 받음으로써 리스크를 줄일 수 있었다. 정부의 창업 지원 자금도 큰 도움이 됐다. 



-김기덕 씨앤테크 대표


스타트업 창업자는 직함만 최고경영자(CEO)일 뿐이지 경영에 대해 무지한 경우가 많다. 자기 스타일대로 경영하게 두면 결국 절룩대거나 맨발로 걷게 된다. CEO로서 역할과 틀을 함께 고민하고 만들어준다. 고기를 잡는 법을 알려주고, 스스로 걸을 수 있을 때까지 지원해준다. 블루포인트가 회장님으로서 경영을 대신해주는 느낌이다. 사실 벤처캐피탈이나 엑셀러레이터 중에선 단지 투자자로서만 역할을 하는 곳들도 많다.



-황희철 이사


씨앤테크는 시리즈B 받으면 블루포인트는 졸업이다. 블루포인트는 초기 기업에 집중한다. 규모가 우리가 만나자고 해도 만날 시간이 없다.


            


박성제 엑셀로 대표


http://www.iexcello.com/



-안현수 지프코리아 대표


2017년 산업은행 공모전에 나가서 본선에 올라 컨설팅을 받게 됐다. 제조업체는 투박하다. 정보기술(IT) 스타트업 세계와는 정반대에 살고 있다. 2017년 산업은행 대회에 출전했다가 블루포인트를 처음 만나 새로운 세상을 알게 됐다. 그간 연구·개발(R&D)에만 몰두해 투자 유치나 기업 가치평가, 기술의 가치를 어떻게 부각시킬 수 있을까 등에 대해 전혀 몰랐는데, 많이 배우고 성장하게 됐다. 스타트업 세계와 제조업들은 정반대 세계에 살고 있다. 나도 이런 세상이 있는지 몰랐다. 현장에서 어떤 곳에 강점을 둬야 하는지 등의 방법을 배웠다. 예전에는 환경안전 제품이 힘들었는데, 최근 제조 현장에서 사건·사고가 많이 발생해서 국민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



-콜럼버스


B2B 비즈니스에 기반을 둔 기술 창업은 부가가치를 올리기 어렵지 않나.



-박성제 대표


내화물은 굉장히 터프하다. 제철소 등의 환경이 제한적이고 폐쇄적이라 신기술을 도입함으로써 생산 공정을 바꾸기가 너무 어렵다. 어떤 천재가 혁신적 기술을 개발한다고 해도 적용하기 어렵다. 대기업으로서는 리스크를 떠안기 싫어하니, 신기술을 실험할 장조차 없다. 리스크 헷징이 안 되다 보니 테스트도 어렵다. 이전부터 쌓아온 공고한 협력 관계가 없다면 높은 진입 장벽을 넘기가 어렵다. 현재 테스트는 제철소(블라인드)에서 적용 중이다.



-김기덕 대표


사람들은 대개 스마트팩토링을 잘 모른다. 대부분 기업들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대기업들만 하는 줄 안다. 스마트팩토리를 도입했을 때의 투자자본수익률(ROI)과 생산성 증대 효과 모두 체감하기 어렵다. 정부는 수 조원씩 투자해 육성 중이지만, 정작 현장 담당자들은 공짜로라도 도입할 엄두를 못 낸다. 신경 쓸 것도 많고 귀찮을 것이다. 규모가 크고 특수 기능이 필요한 공장의 수요는 있지만 극소수에 불과하다. 독일이 스마트팩토리를 보편화시키는데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었다. 잘 될지는 아직은 잘 모른다. 공장의 디지털화는 5~10년 뒤라도 기다려줄 수 있는 추가 여력이 있는 회사가 한다. 스마트더스트 개념으로 별도의 시공으로 값싸게 하는 포괄적 개념이 있다. 센싱, 컨트롤, 기계제어예측 등. 스마트팩토리가 잘 된 곳은 반도체 공장(팹)이다. 삼성전자의 S라인은 스마트팩토리의 결정체다. 근로자 한 명이면 충분하다. 10여 년 된 기흥캠퍼스 라인보다 생산 효율성이 압도적으로 높다. 효과는 분명히 있는데 대다수가 그걸 인식하지 못해 시장의 문을 열기 어렵다.



-안현수 대표


공장의 안전관리는 위험 공간에서의 업무지시를 못 내리도록 법규가 강화돼 자동화 필요성이 커졌다. 안전에 대한 대중적 관심도 커져 다른 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해관계가 잘 들어맞고 있다. 어디선가 원인 모를 냄새가 나는데 예전에는 팀장이 직원이게 직접 내려가서 확인해 보라고 지시했다. 이제는 지시를 못 내린다. 전문 업체를 불러 솔루션을 제공하게 됐다. 다만 업력이 오래된 회사로 쏠림이 있다. 많은 대기업들이 일본 옴론이라고 하면 오케이라고 하지만 지프코리아가 한다고 하면 "우리가 왜 해야 하느냐" 반문한다. 스타트업은 새로 테스트를 해봐야 하는 등 비집고 들어가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기존 센서는 방식이 사고 난 이후에 알 수 있다. 우리는 원천적인 알람 신호 보내겠다는 것이다. 오작동 신호를 보내는 게 가장 중요한데 100% 진성 알람인지 알 수가 없다. 원천적인 것을 픽스해놓고 원천적인 것부터 접근해야 한다. 시스템 구축하고 하는 것은 많이 있다. 다른 단에 구축하는 것은 크게 문제는 안 된다고 본다. 원천적인 것을 잡는 게 가장 중요하다. 이에 전국적으로 중견 화학회사들과의 네트워크 확장하고 있다. 현재 우리 지프코리아의 기술은 상당히 앞서 있다. 유독 가스 누출 감지와 오작동 방지 등의 원천적 경쟁력이 중요하다. 



-콜럼버스


기술의 사업화 아이디어는 어떻게 갖게 됐나.



-박성제 대표


과거 외국계 IT 기업의 한국 지사장을 했는데, 콘텐트가 IT였지 프로그램은 아니었다. IT에 환경적인 것들을 유연하게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제가 만드는 아이템은 단지 돌덩이이며, 환경도 폐쇄적이다. 여기에 스마트팩토리 IT 제품을 붙일 생각을 아무도 안 하더라. 내화물 자체가 사용되는 환경이 1600도 열과, 2000톤 프레싱이다. 센서 등을 붙이는 생각을 쉽게 안 했다. 비용도 문제도 있다. 내화물을 청동기 시대 때부터 썼는데, IT를 접목할 시대가 됐다. 어려우니 안 된다가 아니라 여러 가지 해볼 수 있는 것 아닌가 캐주얼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기존 산업 군에서 하던 사람들이 너무 잘하고 있고 집중돼 있으니, 제가 이럿저것 해보는 것도 안 될지 모르겠지만. 농사하는 것도 그렇고, 그 단계는 아니다. 각 산업의 특성이 있을 것이고. 반도체는 하이테크 쪽이고 거기까지는 아니더라도 로우테크라고 하더라도 스마트의 개념이 있는 거다. 저희 아이템 자체가 제철소에서 많이 하는데. 가장 큰 게 제철소에서 가장 큰 콘텐트는 쇳물인데. 컨트롤할 수 있는 장치가 없었다. 메가 시스템이 너무 많이 붙었다. 여러 가지 방법을 부과하게 됐다.



-콜럼버스


스마트팩토리는 표준화된 모델이 없나.



-김기덕 대표


한국의 80%가 넘는 일반 제조업을 타깃으로 한다. 엑셀로는 센서를 통해 특수산업과 일반 스마트팩토리의 공정을 가진 회사에서 컴퓨터 시스템으로 가져오고 있다. 대기업은 센싱 하는 비싼 기계를 산다. 인터페이싱은 해야겠지만 데이터도 잘 올라온다. 고가의 기계 말고 일반적인 기계들은 없거나 있다면 패키징 해서 따로 판다. 사람들이 그런 걸 잘 안 한다. 사람 하나 쓰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궁극적으로 인건비를 아낄 수 있는 데도 말이다. 새로운 환경에 대해 잘 모른다. 심플하면서도 값싸게 센서 노드를 외벽에 붙여서 정보를 모아서 PC 안에서 보자는 게 스마트더스트라는 것이다. 컨트롤은 별도의 장치가 붙어야 하고. 센서가 더 많이 돈이 들어가니. 저희는 일반적인 스마트팩토리라고 하고 있다.


               


김기덕 씨앤테크 대표


http://www.iot-cntec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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