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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콜럼버스 Nov 11. 2019

"스마트팩토리, 모든 문제 해결 못해, 하나씩 풀어야"

[인터뷰] 코그넥스 문응진 아시아총괄 대표


스타트업은 혁신을 통해 새로운 룰을 만들고 신산업을 지배합니다.



그러나 실제 혁신은 굉장히 어렵고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특히 제조업의 경우 기존 생산 체제와의 호환성과 서플라이체인과의 적합성 등을 따지기 때문에 신기술 도입이 어렵습니다.



100만년 전 구석기 인류가 등장했는데, 이들이 뗀석기를 이용하기까지 50만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뗀석기 사용 후 인류의 생활은 혁명적으로 변화합니다.



출처= https://www.storyboardthat.com/storyboards/sunnyhansun/--------





                            

그러나 이런 혁신은 간단하고 쉬운 일처럼 보이지만, 어찌 보면 굉장히 어렵습니다. 세상이 혁신을 받아들여줘야 합니다.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을 바꿔야 합니다.



공장은 작은 생태계라 일견 변화가 쉬워 보이지만, 강고한 스테이크홀더들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있어 바꾸기 어렵죠. 국내 스마트팩토리 스타트업들이 어려움을 겪는 이유입니다.



되레 기존 기업들이 스타트업들의 신기술을 받아들여 혁신에 나서기도 합니다. 이들로서는 훨씬 쉬운 길이죠.



이에 스마트팩토리의 '눈'이라고 할 수 있는 센서와 모듈, 이를 관리하는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개발하는 미국 '코그넥스'란 회사를 만나봤습니다.



B2B 기업이라 대중적이지는 않지만, 세계적으로 공장을 가진 대기업이라면 대부분 이 회사 제품을 쓰고 있을 정도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최근 한국 '수아랩'을 인수해 주목받기도 했습니다. 



http://response.cognex.com/2018_PPC_Corp_Naver_LP_KR?src=d6c6b7eb-caf5-e711-9112-00505693004d&langtype=1042&locale=kr&cm_campid=d6c6b7eb-caf5-e711-9112-00505693004d&NaPm=ct%3Dk2u7v0dc%7Cci%3D0HTY003y9Wzr7Lr4SKXj%7Ctr%3Dbrnd%7Chk%3D883bebdb52ce150ef75703af86d93cbd9f7049f1



물론 글로벌 제조업의 심장 격인 한국에도 일찌감치 진출했습니다. 아시아총괄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문응진 부사장님을 만나 최근 스마트팩토리 동향과 코그넥스의 비전, 발전전략 등을 들었습니다. 


         





   

Q. 한국 시장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A. 올해로 한국에 진출한 지 24년째다. 그런데 지난 4년 반 사이 판매가 5배나 성장했다. 그간 대리점을 중심으로 판매만 하다가 소프트웨어의 뚜껑을 열었더니 이런 결과가 나타났다. 시장의 수요가 있었는데, 우리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이에 지난 4년간 고객사의 프로젝트를 배우고 애플리케이션 협업을 많이 했다. 한국 제조사들은 주로 정밀도가 높고 높은 수율이 필요한 제품을 많이 만들기 때문에 이에 맞춘 머신비전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Q. 어떤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제공하나.


A. 제품·부품의 바코드가 훼손돼 영상 취득이 어려운 경우에도 글자나 형태를 식별하는 굉장히 강한 알고리즘을 갖고 있다. 머신비전은 기계가 설치된 위치나 조명 등 환경에 따라 오차가 발생하는데, 여러 변수를 상당 수준 반영할 수 있다.



Q. 한국에도 머신비전 솔루션 회사가 많은데, 차별점이 있나.


A. 소프트웨어 기술력이 강하다. 머신비전은 광학·물리·기계·운영 등 여러 분야가 융합된 기술이다. 영상을 취득한 뒤 픽셀 단위의 영상물을 어떻게 쪼개 분석할 것이냐도 노하우다. 산업용 비전에 최적화된 방식으로 알고리즘화하는데 많은 경험을 갖고 있다.



Q. 대형 제조사들은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지 않나.


A. 머신비전은 일종의 원천 기술이다. 반도체·스마트폰·디스플레이 제조사가 원천 기술에 투자하기는 어렵듯 공정의 기초기술인 머신비전을 직접 하기는 어렵다. 물론 대형 제조사들은 코그넥스 뿐만 아니라 여러 제품을 함께 이용해 영상정보 처리와 로보팅을 자체적으로 최적화한다.



Q. 현재 한국에 집중하는 제품군이 있나.


A. 머신비전·카드리더기·비전센서 제품 라인군이 많지 않으며 골고루 팔고 있다. 때로는 소프트웨어만 팔기도 한다. 렌즈와 모듈 모두 직접 만들고 있다. 카메라 안에 프로세스를 심어 공장 라인에서 PC 없이도 활용할 수 있는 제품도 판매 중이다. 한국에는 제품 공장은 없으며 애프터서비스만을 하고 있다.



Q. AI에 기반을 둔 품질 검사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나.


A. 품질 검사의 경우 육안으로 봐야 하는 일을 자동화 한 것이기 때문에 굉장히 간단하다. 예컨대 인력 품질 검사의 경우 한 사람이 9시간 동안 앉아서 21인치 화면에 나온 제품 모습을 보고 8초 만에 불량인지 아닌지 결정해야 한다. 이런 근무는 수십 개 라인에서 3교대로 돌아간다. 비용 면에서 한계가 있다. 특히 고가 제품을 만드는 공장에서는 과잉 품질 검사로 효율성이 하락하기도 한다. 검사자의 컨디션에 따라 검사 정확도가 떨어지는 경우도 나온다. 어느 정도 부가가치가 있는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라면 수율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머신비전을 도입하는 게 유리하다. 



Q. 지금도 품질 검사 자동화가 있지 않나.


A. 제품 모서리가 파손되거나 깨진 부분은 없는지 일정 규칙을 가진 품질 검사는 가능하다. 그러나 머리카락이 붙거나 물 얼룩 등 비정형 불량은 잡아내지 못한다. 딥러닝을 도입하면 사람만이 확인할 수 있던 정형화되지 않은 불량을 잡아낼 수 있다.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laonple&logNo=221163100175&redirect=Dlog&widgetTypeCall=true&directAccess=false


                               

Q. 중견·중견기업들은 가격 부담을 느끼지 않나.


A. 검사 솔루션이 검사부 인력을 몇 명을 대체하는지 투자자본수익률(ROI)을 계산하면 보로 답이 나온다. 경험상 인건비와 비교했을 때 2인 이상 인건비를 줄일 수 있으면 이미 ROI가 나온 것으로 본다. 인력을 대체함으로써 과·미검 문제를 해결하고 인력 재배치를 통한 품질 향상을 꾀할 수 있다.



Q. 수아랩을 인수한 배경은.


A. 2017년 스위스의 산업용 검사 기술 회사를 인수함으로써 딥러닝 검사 솔루션을 확보했다. 공장에서 가장 많은 비용이 들고 어려운 분야는 검사다. 이를 통해 해외 사업을 펼치던 중 한국의 수아랩이란 경쟁사를 발견했다. 이에 눈여겨봤고, 기술력 강화를 위해 인수까지 이르렀다.



Q. 고객사를 통해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나.


A. 데이터를 공유해주는 고객사도 있지만, 대부분은 기밀로 취급해 공유하지 않는다. 공장마다 환경과 제품이 달라 우리가 데이터를 갖고 있다고 해서 활용할 수는 없다. 스크래치, 크랙 등 기본적 유형의 데이터는 갖고 있으며 내부 교육용으로 쓰고 있다. 최근 들어 스마트팩토리가 화두에 올랐는데 우리는 이미 수십 년 전부터 해오던 일이다.




수아랩을 인수한 코그넥스. 출처=조선비즈



                                   

Q. 딥러닝 기술로 크게 발전한 것 아닌가.


A. 딥러닝은 정상·비정상 이미지를 각각 100개씩 보여주고 그 후로는 망을 통해 비정형화된 불량도 잡아낼 수 있게 된다. 최근에 많은 연산을 할 수 있는 그래픽처리장치(GPU)가 개발돼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딥러닝 연구에 특화돼 있다.



Q. 한국의 스마트팩토리 경쟁력은 어느 수준인가.


A. 대기업 위주의 생태계가 형성돼 많은 기술과 전문가들을 확보하고 있다. 다만 기초 기술까지 자급자족하려다 보니 시간을 낭비하는 측면이 있다. 또 일부 기업들은 너무 광범위하게 접근하고 있다. 전체보다는 이미지 등 현재 할 수 있는,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쪽으로 길을 넓혀가야 한다. 코그넥스는 장비로 이미지를 확보한 뒤 첫 프로세스인 비전 처리에 집중하고 있다.



Q. 한국 제조사들에게 조언이 있다면.


A. 한국은 고난도 제품을 생산하고 제조 역량도 뛰어나다. 뛰어난 엔지니어들과 함께 일하면서 코그넥스의 역량도 오르고 있다. 단순히 단발성으로 제품을 사고팔기보다는 파트너십 구축을 통해 제조 역량을 높일 수 있는 관계를 갖고 싶다. 외국의 경우 제품 디자인 단계부터 찾아와 함께 협업하는 사례도 있다. 특히 최근 커지는 물류에서는 3D 영상 기술을 검사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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