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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콜럼버스 Jan 18. 2020

줄래, 빌릴래? 스타트업 투자 유치 방정식



스타트업이 사업 기획을 마치고 구르기 시작할 때 가장 처음 필요한 게 투자입니다. 사업을 본격적 궤도에 올리기 위해서죠.








자본가가 아니라면 외부에서 자금을 융통해야 합니다.



자금 동원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정부 지원금, VC·AC 투자, 은행 대출, 보증기관 보증 등등.



각 조달 방식마다 차이와 특성이 있어, 자신의 상황에 적합한 방식을 취해야 합니다. 이를 잘못 선택할 시 향후 경영권이나 회사 현금 흐름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금융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초기 창업자는 각 조달 방법의 장단점을 알기 어렵습니다. 이에 자금조달 방식에 대해 정리해 봤습니다.











1. 주식 발행



투자자에게 투자금을 대가로 회사의 주식을 배정하는 방식입니다.



주식은 회사의 주권을 인정하는 증서로 투자를 대가로 투자자는 창업 회사의 일부 지분을 챙기게 됩니다. 창업자와 더불어 회사의 주인이 되는 것이죠.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며, 엔젤투자자·벤처캐피탈(VC)·사모펀드(PEF) 등 대부분 투자자들이 주식 취득을 대가로 투자를 집행합니다.



이들이 투자를 대가로 주식을 받는 이유는 경영권에 입김을 행사해 기업의 가치를 올려 향후 엑시트를 통해 차익을 실현하려는 것이죠.



이를 일반적으로 재무적 투자자(FI)라고 부릅니다.



이들은 정해진 기간 내 목표 수익을 지향하기 때문에 기업 가치를 올리는 과정에서 창업자와 이견이 발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게 발생합니다.



주식은 크게 기업 경영에 의사권을 행사할 수 있는 '보통주'와 의결권 없이 배당소득을 지향하는 '우선주'로 나뉩니다.



우선주는 상환 우선순위에 있기 때문에 기업 청산 과정에서 투자금을 우선 상환 받게 됩니다.



이에 비해 보통주를 소유하면 의결권과 회사에 법적 책임을 갖게 되기 때문에 기업 부도 등 극단적 상황에서 잔여재산 청구권을 보장받지 못합니다.



기업의 리스크를 분담하게 되는 셈입니다.



이 때문에 보통주 투자자는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며, 창업자의 통제력은 약화됩니다.



이 때문에 창업자로서는 안정적인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게 중요하며, 보통주·우선주 중 어떤 권종을 발행할지 투자자와 논의해 결정해야 합니다.



주식 발행 방식은 회사에 즉각적으로 자금이 투입되기 때문에 회사를 초기 급속도로 키울 수 있습니다.



다만 주식을 대가로 투자금을 유치하면 창업자의 지분율이 감소하기 때문에 기업공개(IPO)나 인수·합병(M&A) 등 엑시트 할 때 수익률이 급격히 감소합니다.



이 때문에 동업으로 창업한 경우 1인이 전체 지분의 70%를 이상 확보하는 것이 투자 유치와 경영권 유지에 유리합니다.








2. 부채



금융회사로부터 자금을 대출받는 방식입니다.



일반적인 신용대출·부동산담보대출 등과 크게 다를 바 없습니다.



금융회사는 창업자의 신용도와 기업가치, 부채 상환능력 등 자체 여신 관리 모델에 따라 대출 한도를 정하고 이에 맞춰 적정한 금액을 대출합니다.



이 대출의 대가로 일정 수준이 이자를 금융회사에 지급합니다.



다만 창고 창업 수준의 초기 회사는 대출을 받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아직 별다른 자산이나 매출을 발생시키지 못하고 있어서입니다.



금융회사 대출은 채무불이행이나 기업 도산 시 모든 자금 상환에 있어 선순위에 있습니다.



이 때문에 확실한 담보나 유무형 자산 등이 없다면 대출하기 어렵습니다.



또 부채비율이 높은 회사라면 추가 대출을 받기 어렵습니다.



개인신용 대출이 전체 금융권 대출을 합산해 여신 한도를 정하 듯 기업 대출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부채비율이 높다면 VC 등 주식 투자자들은 위험도가 높다고 판단해 투자를 꺼릴 가능성도 높습니다.



창업자가 부채를 상환하지 못하고 손을 놓아버린다면 경영 통제권을 금융기관에 놓치게 되기 때문입니다.



창업자로서는 대출금리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할 요소입니다.



15%의 금리로 10억을 빌린다면 연 이자는 1억5000만원에 달합니다.



이 회사의 영업이익으로 3억원의 이윤을 냈다면 이자비용을 빼고 결국 손에 쥐게 되는 돈은 1억5000만원에 불과합니다.



영업이익률이 반토막 나는 셈입니다.







다만 부채는 분명한 장점이 있습니다.



설비 투자가 지속적으로 필요한 경우 자금 충당을 위해 계속해서 주식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이 경우 부채를 끌어와 생산 기반을 확충할 수 있습니다.



또 창업자의 지배권과 의결권에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기존 투자자와 창업자의 지분 희석이 없습니다.







출처=msci






3. 전환사채



주식과 부채의 장점을 합한 방식으로 가장 널리 쓰이는 투자 유치 방식 중 하나입니다.



전환사채는 최초에는 향후 주식으로 전환할 권리를 부여한 부채입니다.



예컨대 2020년 1월 2일 사채를 발행해 A캐피탈로부터 100억원을 빌렸는데, 만기인 3년 뒤 2023년 1월 2일 이 조달자금을 회사의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식입니다.



물론 만기인 2023년 1월 2일까지 이자는 꼬박꼬박 지급합니다.



전환사채를 발행한 기업은 창업 초기 지분 희석 없이 경영을 유지하되 사채의 만기 도래 때 부채를 주식으로 전환해 상환 부담을 없앨 수 있습니다.



만기 때까지 기업 가치가 커진다면 초기 주식 투자처럼 많은 지분을 배정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전환사채로 인해 경영권이 휘청일 수 있는 위험성도 있습니다.



전환사채 투자자는 전환 전까지는 투자자가 아닌 자금 대여자이기 때문에 법이 보호하는 채권자의 권리를 모두 누릴 수 있습니다.



또 주식으로 전환하기 전까지는 재무제표 상 부채로 기록되기 때문에 추가 투자자 유치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초기 투자금 유치에 용이하고 지분 희석이 없다는 점 때문에 최근 스타트업은 물론 VC들도 전환사채를 주요 투자 방법으로 택하고 있습니다.



또 주식을 발행할 때는 주식의 공정 가격을 평가하기 위한 기업 평가가 수반되는 데 비해 전환사채는 이런 과정을 생략하기 때문에 투자 유치 과정이 훨씬 용이합니다.



물론 문제는 있습니다.



투자자는 초기에는 대출자로 기업에 접근하기 때문에 기업 발전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이자 수익만 거두면 되기 때문이죠.



초기 스타트업은 AC·VC의 적극적인 육성과 지도가 필요한 측면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손을 놔 버리고 이자소득만 기대한다면 공생하는 관계가 형성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 많은 경우 전환사채를 투자할 때 투자자는 기업이 가진 기술이나 특허 등 지식재산권을 담보로 요구할 경우가 있다는 점도 리스크 요인입니다.



앞서 부채에서 설명했지만 초기 기업에 자금을 대여할 경우 상환을 담보할 수 있는 자산이 필요한데, 전환사채 투자자도 최초에는 대출자이기 때문에 같은 식의 조건을 요구하기 마련입니다.



이 경우 후속 투자자가 들어오기 부담이 큽니다.



기업의 핵심 가치인 지식재산권에 담보가 걸려 있기 때문에 투자를 집행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기존 주주들로서도 기업가치 훼손의 우려가 있어 마찰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기업의 사업 과정에서 자산이나 매출을 유동화한 자금 유치 방식이나, 의결권을 뒤로 미루는 등의 옵션을 건 조금 더 다양한 형태의 자금 조달 방식을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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