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T 바톤터치 인터뷰_디자이너 박혜송]
BAT는 브랜드의 런칭부터 빠른 성장까지 브랜드에 필요한 모든 솔루션을 기획, 실행하는 '국내 유일의 종합 브랜드 에이전시'입니다. BAT는 에이전시로서의 정체성 이전에 ‘탁월한 프로페셔널들의 커뮤니티’를 지향하며, 존경할 만한 동료들과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보람과 즐거움을 찾는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끊임없이 성장하는 '프로페셔널리즘'과 개인보다 뛰어난 팀을 추구하는 '펠로우십'을 통해 개인과 조직의 성장을 위해 노력하며, 더 나아가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어 하는 BAT 크루들. 서로가 서로에게 영감과 자극이 되는 BAT 사람들의 릴레이 인터뷰 '바톤터치(BATon touch)'를 통해 이들의 이야기를 더 깊이 들여다봅니다.
도전은 늘 어렵다고 생각해요. 새로운 분야를 익히기 위해서는 시간과 노력이 배로 들잖아요. 그렇다고 익숙한 일만 고집하면 발전이 없고요. 새로운 분야는 늘 어렵고 힘들지만, 시도했을 때 얻는 보람과 결과는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좋아요. 제가 도전하지 않았다면 배우고 만들지 못했을 것들을 이뤄내는 그 성취감이 저를 움직이게 하는 동력입니다.
흔히 ‘도전’을 어렵거나 복잡한 일, 대단하고 창의적인 일로 생각하곤 합니다. 단어가 주는 거창한 느낌 때문인지 시도조차 주저하게 될 때가 많죠. 도전은 필연적으로 두려움을 동반합니다. 하지만 한 번이라도 새로운 일에 발을 디뎌 봤다면 알 수 있습니다. 아주 작은 결심만 있으면 해낼 수 있다는 것을요. 스물두 번째 바톤터치에서는 새로운 분야를 향한 호기심으로 디자이너로서 지평을 넓혀가는 혜송님을 만나 도전하는 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Editor Hyewon Kim
Photographer Inae Lee
그동안 바톤터치에 출연한 BAT 크루들의 인터뷰를 읽으며 긍정적인 자극을 많이 받았어요. 자신만의 철학과 노하우를 가진 크루들이 꽤 멋지더라고요. 언젠가 꼭 한 번 출연하고 싶었는데, 재원님 덕분에 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어 설레고 뿌듯합니다.
요즘은 브랜딩 프로젝트와 퍼포먼스 마케팅 프로젝트를 병행하며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두 프로젝트 모두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고, 성공적으로 마무리짓는 데 몰두하고 있어요.
학부 시절 복수 전공을 하면서 자연스레 다양한 디자인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오프라인 매체인 책과 포스터를 만드는 일도, 문제의 솔루션을 설계하는 서비스 디자인도 모두 재밌었어요. 알고 보니 이 모든 것을 포괄하는 개념이 ‘브랜드 디자인’이더라고요. 브랜드 방향성과 아이덴티티를 도출하고 로고, 모티프 등을 개발하는 과정이 흥미로웠습니다.
특히 BAT는 브랜드 디자인뿐만 아니라 브랜드 마케팅에도 뛰어난 역량을 가진 곳이잖아요. 소비자에게 고도화된 방법으로 브랜드 이야기를 전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어요. 저는 제가 하는 일이 세상에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갖고 있거든요. 단순히 예쁘기만 한 디자인이 아니라 브랜드에게 실질적인 솔루션을 제공하고 싶어 BAT에 오게 되었습니다.
우먼 웰니스 케어 브랜드 ‘라엘’ 퍼포먼스 마케팅 프로젝트가 기억에 남습니다. 입사 당시 저는 퍼포먼스 마케팅을 하는 그로스 마케팅 본부 소속이었는데요. 아무래도 디지털 마케팅을 처음 접했던 터라 많은 부분이 새롭게 느껴졌어요. 프로젝트 투입 당시, 라엘은 BAT에서 이미 1년 넘게 운영한 프로젝트라 변화가 필요한 시기였습니다. 기존에는 브랜드 가이드에 따라 정해진 톤앤무드를 유지했지만, 새로운 이미지로 마케팅을 강화하는 작업이 필요한 상황이었죠. 브랜드 가이드와 제품군을 참고해 광고 소재용 컬러 팔레트를 새롭게 개발했습니다. 소재 주목도가 높아지니 자연스레 성과도 개선되었고요. 일련의 과정을 거치고 나서 디자인을 마케팅 관점으로 해석하는 법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어요.
이후 브랜드 인스피리언스 본부(Brand Experience, 이하 BX 본부)로 소속을 옮기게 되었는데요. BX 본부에서는 세컨드 핸드 패션 플랫폼 ‘차란’ 브랜딩 프로젝트를 꼽고 싶어요. 신규 브랜드였기에 독보적인 디자인 콘셉트를 설정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중요했습니다. 사전 인터뷰에서 고객사가 언급한 브랜드 페르소나를 기준으로 콘셉트를 구체화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차란의 ‘새 옷 같은 세컨드 핸드’, ‘착한 소비지만 수익을 얻는 구조’ 등에 상충되는 가치가 공존하는 것을 발견했어요. 최종적으로 ‘The Wise Contrast’라는 콘셉트를 도출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어 갔습니다. 기존 업무 방식과 다른 시도를 많이 해본 도전적인 프로젝트라 더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기획 단계부터 브랜드 이미지를 탄탄하게 구체화한 덕분에 프로젝트 기간 동안 고객사 만족도가 높았던 기억이 납니다.
BX 본부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확립하는 일을 주로 합니다. 반면 퍼포먼스 마케팅에서 디자이너는 이미 확립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기반으로 가장 효과적으로 퍼포먼스를 낼 수 있는 이미지를 개발합니다. 두 분야는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사고방식과 표현법에 차이가 있어요. 하지만 저는 브랜딩과 마케팅이 별개가 아닌 하나의 브랜드 개발 과정에서 양 끝에 놓인 지점이라고 생각해요. 브랜드를 개발하고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순간까지 경험할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의미가 큽니다.
롯데물산에서 런칭한 웹 매거진 ‘GEEP(깊)’은 BAT에서 브랜드 개발부터 운영까지 모두 담당했던 프로젝트 중 하나예요. 일반적인 브랜딩은 아이덴티티 개발에만 집중하는데, GEEP은 운영까지 이어진 흔치 않은 사례였습니다. 온라인 매체지만 잠실 롯데월드타워·몰로 독자들의 방문을 유도하는 것이 최종 목표였기에 오프라인과 연결해 줄 매개체가 필요했어요. 저희는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담긴 굿즈에 열광하는 MZ세대의 특징을 고려해 소장 가치가 높은 브로슈어를 기획했습니다. 잠깐 보고 버리는 것이 아닌, 수집하는 재미가 있도록 말이죠.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담긴 포스터처럼 브로슈어를 디자인하는 데 집중했어요. 롯데월드타워·몰 입점사인 돌체앤가바나, 레고, 노티드 등 다양한 브랜드를 주제로 제작했습니다. 초도 물량인 3만 부가 한 달 만에 소진되는 바람에 2쇄도 찍고, 브로슈어를 포스터처럼 벽에 붙인 인증샷이 SNS에 올라올 만큼 반응이 좋았어요. 브로슈어뿐만 아니라 GEEP 모티프를 활용해 코스터나 스티커, 엽서 같은 매거진 굿즈도 개발했습니다.
재원님과 협업할 때 다양한 아이디어를 많이 내 주셔서 저도 정말 재밌게 작업했어요. 저는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막 떠오르는 편은 아니에요. 대신 무언가를 구조화하고 정리하는 일에 자신 있어요. 저의 이런 강점을 이용해 약점을 보완하려고 합니다. 문제를 깊게 파고들다 보면 하나의 결론으로 귀결될 때가 있는데요. 그 결론을 시작점으로 다양한 아이디어를 파생시켜요. 완전히 상징적이거나 아예 직접적으로 표현하기도 하고 다양한 각도로 해석하고 시도합니다. 이렇게 아이디어를 쌓아가다 보면 중심이 되는 뼈대는 흔들리지 않으면서 다채로운 표현을 할 수 있는데 저에게 잘 맞는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디자이너는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정말 중요해요. BAT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인 곳이잖아요. 기획자, PD, 마케터, 에디터 등 TF 멤버들과 원활하게 협업하기 위해 많은 시도를 했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혼자 일하는 업무 환경에 익숙했던 터라 커뮤니케이션이 쉽지만은 않았어요. 하지만 서로의 생각을 일치시키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설득이 필요한 상황은 정말 많아요. 가장 중요한 것은 ‘왜 설득하려고 하는가?’입니다. 설득하려는 이유가 제 개인적인 의견에서 출발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결국 브랜드를 위한 최선의 결과물을 만드는 게 목표니까요. 상대방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는 태도가 필요해요. 복잡하고 어려운 커뮤니케이션보다 상대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와 예시로 설득하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죠.
클라이언트 작업을 하다 보면 오로지 재미만을 위한 작업을 해 보고 싶을 때가 있거든요. 회사 일에 너무 매몰되지 않게 저와 뜻이 맞는 동료와 함께 한 달에 한 번 포스터를 제작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어요. 기획부터 제작, SNS 업로드까지 자체적으로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운영했습니다. 평소에 표현하고 싶었던 것들을 고민하고 그려내는 과정도 재밌었지만, 앨범 커버나 콜라주 등을 자유롭게 작업하면서 역량을 키울 수 있었어요. 비록 지금은 바빠서 잠시 쉬고 있지만 가끔 혼자서 새로운 방식으로 포스터를 만들어 보며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감각을 놓치지 않기 위해 신경 쓰고 있습니다.
도전 자체를 즐기는 건 아니지만 무언가 배우는 것을 좋아합니다. 뭐든 배울 기회가 주어지면 주저하지 않아요. 평소 다른 작업물들을 보며 연구하기도 하고, 아예 새로운 분야라면 강의를 찾아 듣기도 합니다. 작은 지식이라도 촘촘히 쌓이다 보면 언젠가 도움이 되더라고요. 이런 경험 덕분에 새로운 분야에 대한 거부감도 적은 편이고요. 도전은 늘 어렵다고 생각해요. 새로운 분야를 익히기 위해서는 시간과 노력이 배로 들잖아요. 그렇다고 익숙한 일만 고집하면 발전이 없고요. 새로운 도전은 힘들지만, 시도했을 때 얻는 보람과 결과는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좋아요. 제가 도전하지 않았다면 배우고 만들지 못했을 것들을 이뤄내는 그 성취감이 저를 움직이게 하는 동력입니다.
때로는 일하는 환경으로부터 저를 분리하는 것도 중요해요. 가끔은 디자이너가 아닌 다른 자아에 집중하는 시간이 필요해요. 그럴 때 저는 지방이나 해외로 훌쩍 떠나곤 합니다. 집순이라 집에서 혼자 쉬는 편인데, 한 번씩 새로운 장소에 다녀오면 재충전된 느낌이 들더라고요. 저는 여행지에서 바쁘게 돌아다니기 보다 여유롭게 즐기는 것을 선호하는데요.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영감을 얻기도 하고 일상으로 복귀했을 때 마음가짐도 달라지더라고요.
크게 세 가지에 도전해 보고 싶어요. 첫 번째는 그동안 해 보지 않았던 뷰티나 F&B 분야의 브랜딩 프로젝트를 해 보고 싶어요. 두 번째는 퍼포먼스 마케팅 영역에서 데이터 분석을 배우고자 합니다. 타깃들이 어떤 소재에 반응하는지 명확히 알고 싶거든요. 데이터를 볼 줄 안다면 기획자들과 더 능숙하게 소통할 수 있고요. 마지막으로 디자인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외국어 공부를 더 하고 싶어요. 영어가 능숙하다면 해외 디자인 아티클이나 포트폴리오를 잘 이해할 수 있으니까요.
브랜드 디자인과 브랜드 마케팅 모두 흥미롭지만, 요즘은 한 가지 분야에 더 집중하고 싶습니다. 그동안 다양한 분야를 병행하다 보니 하나를 깊게 파고들 시간이 부족했던 것 같아요. 앞으로 제 장점과 역량을 각 영역에서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실험해 보려고요. 구체적인 방향성이 정해지면 특정 분야에서 전문적인 디렉팅 역량까지 키우고 싶습니다.
퍼포먼스 2그룹의 장민우 AE를 추천합니다. 민우님과는 온라인 교육 플랫폼 ‘유데미 코리아’ 퍼포먼스 마케팅 프로젝트를 함께 했는데요. 협업 당시 기억이 정말 좋았습니다. 프로젝트 상황을 정확히 설명해 주고, 디자이너의 의견을 유연하게 조율하는 모습을 보면서 명확하게 합리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른 동료 디자이너들과 고객사로부터 많은 신뢰를 받고 계신다는 소문을 들었는데요,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 유연하게 협업하는 민우님만의 노하우를 여쭤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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