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ee│BAT 디자이너 이건용
현대캐피탈이 운영하는 모빌리티 플랫폼 ‘딜카’의 런칭 후 첫 리브랜딩을 BAT가 함께했다.
BAT는 딜카의 핵심가치인 ‘Delivery, Diligent, Delightful’를 기반으로 그래픽 모티프, 로고, 타이포그래피, 컬러 아이콘 등을 재정립하는 비주얼 아이덴티티 리뉴얼 전략을 수립하고, 경쟁사, 관리자, 고객 관점으로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했다.
BI 컨셉 도출부터 BX 디자인까지 다양한 영역에 걸쳐 이루어진 딜카 리브랜딩의 자세한 이야기를 BAT 브랜드 디자인 그룹 이건용 디자이너와의 인터뷰를 통해 소개한다.
Editor Seonghee Jeong
클라이언트인 현대캐피탈은 기존의 딜카 브랜딩이 지닌 문제점을 일관된 비주얼 아이덴티티의 부재로 인식, 하나의 통합된 브랜드 전략을 수립하는 것을 이번 리브랜딩 프로젝트의 핵심 목표로 삼았다.
이에 우리는 브랜드를 통합하는 디자인 솔루션을 마련하기 위해 그래픽 모티프부터 로고 시스템과 타이포그래피, 컬러 팔레트, 아이콘에 이르기까지 모든 고객 접점에 다양하게 대응할 수 있는 브랜드 에센스를 도출하는 데 중점을 뒀다.
딜카 리브랜딩은 비딩에 앞서 선행미션이 주어진 다소 특이한 케이스였는데, 우리가 여러 경쟁사들을 제치고 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도 경쟁 PT 때 선보인 딜카만의 뚜렷한 그래픽 모티프와 일정한 디자인 퀄리티를 유지할 수 있는 단순하고 직관적인 가이드가 주요하게 작용했다.
우리는 제안에 앞서 딜카의 브랜드 관리 현황을 파악하고자 자체 조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전국 렌터카 업체와 제휴를 맺어 운영하는 딜카의 사업구조상 디자인 관리가 까다롭고 퀄리티를 유지하기도 힘들다는 사실을 확인, 기본적인 브랜드 디자인 가이드라인과 함께 브랜드 경험을 개선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 디자인을 추가 제안하기도 했다.
딜카의 브랜드 리뉴얼은 크게 ‘경쟁사’, ‘관리자’, ‘고객’ 관점으로 나누어 진행됐다.
1. Competitive High Quality
- 경쟁사 대비 월등한 퀄리티로 브랜드 이미지를 향상시키고
2. Flexible & Consistent
- 일관된 규칙 안에서도 유연한 변화가 가능한 비주얼 모티프로 디자인 관리의 용이성을 개선하며
3. Intuitive & Friendly
- 직관적이고 친근한 브랜드 톤앤매너로 서비스 이용자의 만족도를 제고시키는 것
우리는 위 세 가지 목표 아래 딜카가 지향하는 ‘고객 친화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시각화하고자 아래와 같은 디자인 키워드를 설정했다.
1. Bright & Positive
- 사용자의 호감을 이끌어내는 밝고 긍정적인 브랜드 톤앤매너
2. Simple & Easy
– 다양한 서비스를 쉽게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친절한 디자인
3. Intuitive & Memorable
– 누가 봐도 딜카로 기억할 수 있는 일관된 그래픽 모티프와 통합된 디자인
딜카 리브랜딩은 위에서 언급한 세 가지 디자인 키워드를 중심으로 전략의 큰 축을 세운 후 클라이언트와 긴밀한 논의를 통해 Graphic Motif, Logo System, Typography, Color Palette 등 고객 커뮤니케이션에 필요한 브랜드 디자인 에센스를 도출했다.
딜카의 초성 ‘ㄷ’에서 추출한 디귿 프레임(Digeut Frame)을 모티프로 딜카만의 차별화된 브랜드 비주얼을 구축했다.
한쪽에 라운딩이 들어간 디귿 프레임은 앞을 향해 나아가는 ‘길’, 운전자를 돌보는 ‘사이드미러’ 등을 연상시키며 진취적이고 사려 깊은 딜카의 브랜드 가치를 보여주는 동시에, 높은 적용성과 유연성을 발휘하여 딜카가 전하고자 하는 다양한 브랜드 스토리를 효과적으로 담아냈다.
기존의 딜카 로고가 지닌 시각적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아래의 디벨롭 과정을 거쳐 유려한 곡선과 적당한 무게감을 더하고 완성도와 가독성을 향상시켰다.
전체 두께를 키워 응집력을 강화하고 부드럽고 포근한 이미지를 부여한다.
모음의 길이를 자음보다 길게 늘려 시각적 균형을 개선한다.
스트로크의 곡률을 높여 시각적 균형과 아이덴티티의 일관성을 부여한다.
'ㄷ'의 바깥공간과 속공간의 곡률을 조절하여 시각적 균형을 개선한다.
‘ㅋ’을 제외한 자음들의 획 길이를 일정하게 조정하여 글자의 완성도를 높인다.
'ㄹ'의 가로폭을 키워 로고타입의 무게중심을 더하고 안정감을 부여한다.
한글자형의 원리에 따라 세로획의 두께를 가로획보다 키워 안정감을 부여한다.
요소 간 거리를 좁혀 전체적인 응집력을 강화한다.
통일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축하기 위해 블루와 옐로우 톤 사이에서 무분별하게 난립하던 컬러 시스템을 재정비했다.
메인 컬러는 딜카 고유의 밝고 긍정적인 톤앤매너를 보여주는 블루 컬러로 하되 한 톤 높여 신뢰감을 더했고, 채도가 너무 높아 눈 피로가 심했던 옐로우 컬러는 차분하게 톤다운시켜 친근하고 따뜻한 이미지를 부여하는 포인트 컬러로 활용했다.
영문은 딜카의 로고타입과 유사한 특징을 가지고 있고 따뜻하고 친근한 느낌을 주는 Gotham Rounded Bold 서체를, 한글은 전문성과 진정성이 느껴지는 Spoqa Han Sans Series 서체를 전용 폰트로 사용하여 ‘편하고 믿을 수 있는’ 딜카의 브랜드 정체성을 유지하고 가독성을 높였다.
고객들이 딜카의 브랜드 속성을 보다 쉽고 명료하게 인지하고, 완성도 높은 브랜드 아이덴티티 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아이콘 요소를 활용했다.
기본 아이콘 세트를 구성하여 웹, 모바일, 인쇄물, 사이니지 등 다양한 매체에 적용할 수 있으며, 단순 명료하게 정보를 전달해야 콘텐츠에 활용 가능하다.
Q. 작업 과정에서 특히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이번 프로젝트는 BAT의 강점을 어필하기 이전에 클라이언트의 요구사항을 면밀히 파악하고, 실제 경험한 브랜드 인사이트를 토대로 브랜드 마케팅 전략의 방향성까지 제시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브랜드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재정비하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배너, 사이니지, 템플릿, 패키지 등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여 고객 접점을 늘리고 브랜드 경험을 개선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제안에 들어가기 전 고객 관점에서 딜카를 접했을 때 아쉬웠던 점, 예를 들면 딜카라는 브랜드를 인지할 수 있는 접점이 적고 정보 전달이 약한 부분을 어떻게 보완할 지 고민했던 게 디자인 방향성을 잡는 데 좋은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이처럼 BI뿐 아니라 BX적인 측면도 충분히 고려한 리브랜딩이었기에 사용자 입장에서도 훨씬 설득력 있게 느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BAT는 프로젝트 관여 인력(인터뷰어, 탑승자)과 비관여 인력(인터뷰이, 운전자)을 대상으로 딜카 이용후기 인터뷰를 진행하고 ‘예약/대여’, ‘시승/운전’, ‘반납/기타’로 나눠 취합한 결과를 토대로 어플리케이션 개발에 반영했다.
Q. 클라이언트와의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클라이언트와 소통할 때는 우리가 의도한 이미지를 어떻게 전달하는 것이 시각적으로 더 효과적일지 많이 고민했습니다.
그래서 유려한 문장보다는 직관적인 이미지와 맥락 이해에 필요한 최소한의 텍스트로 클라이언트 입장에서 우리의 논리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의 흐름을 구성했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빠른 피드백을 가능하게 해 의사결정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도 있었습니다.
Q. 프로젝트를 마치며 공유하고 싶은 인사이트가 있다면?
기존의 브랜드를 리뉴얼하는 작업은 디테일을 발전시키며 완성도를 높여 나가는 과정이 꽤나 까다로웠습니다.
특히 로고 리디자인은 클라이언트를 설득하기 위해 한글 자형의 원리와 구조까지 파고 들었으며 쉽진 않았지만 매우 의미 있는 작업이었습니다.
기존에 없던 컬러시스템도 새롭게 구축했는데, 디자인을 가공하고 재생산하는 과정에서 일정한 톤을 유지하고 시각적인 안정감과 가독성을 높이는 데 주력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한 마디로 요약하면
‘디자인의 폭이 넓어지는 경험’이었다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딜카 리브랜딩은 통합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수단으로서 브랜드 디자인을 더 깊이 이해하는 기회이자, 비즈니스 서비스로서 디자인이 지닌 다면성을 바라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클라이언트와의 커뮤니케이션에 집중했던 것 역시 클라이언트가 최선의 선택을 했다고 생각할 수 있도록 믿음을 주기 위해서였습니다. 리브랜딩의 근거 자료로 마련하고 타당성을 검증하는 일에 매진했던 것도 같은 이유에서였습니다.
어쩌면 쉽게 갈 수 있는 길을 멀리 돌아온 것일 수도 있지만 이러한 노력을 통해 디자이너의 욕심과 클라이언트의 니즈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것 역시 브랜드 디자이너에게 주어진 피할 수 없는 과업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는 힘든 과업이지만 이를 도전으로 받아들이고 한계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에서 오래 가는 브랜드와 좋은 디자이너가 탄생한다고 믿습니다.
CREDITS
Client : Hyundai Capital
Project Direction : Aran Yoo
Project Management : Minyoung Kang
Agency : BAT
Project Direction : Jungyu Park
Project Management : Dasom Lee
Graphic Design : Geonyong Lee, Cheolgyu Lim, Youngjin Joo
Project Period : 2019
Instagram : @bat_0fficial
Facebook : @brandarchetype
> BAT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BAT 비핸스]
https://www.behance.net/gallery/86521513/Hyundai-Capital-Delivery-Car-Service
[BAT 웹사이트]
[BAT 인터뷰_박준규 대표]
[BAT Project - <로컬라이즈 군산> 브랜드 마케팅 프로젝트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