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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명호 Jan 15. 2016

아직 어른을 입에 달지 않았다.

사실 아름다움의 끝은 기다렸을 그 어린 날에 모두 보았다.

열차에 앉아 있으면 어른이 되는 줄 알았다. 은행에서 의자 없이도 노란 옷을 입은 입은 여자와 눈 마주칠 수 있으면 어른이 되는 줄 알았다. 소매가 닿을 거리에서 사랑하면 어른이 되었을 줄 알았다. 버스 타고 나간 엄마가 돌아오면 어른이 될 줄 알았다. 까만 수염을 만지고 어른들 사이에서 소주 한 잔 마실 수 있으면 어른일 줄 알았다. 


사실 아름다움의 끝은 기다렸을 그 어린 날에 모두 보았다. 

아름답지 않은 일을 생각하느라 분주하다. 


입술을 깨물어도 피가 나도 덜 아프고 덜 속상하고 눈물도 덜 난다. 아름다운 일들이 까만 색이 될 줄 몰랐다. 더 검고 덜 아름답게 그리는 법을 배우지 않으려고 아직 어른을 입에 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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