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주지 못 한 것들만 미안하게 남는다.
사랑하고 난 후, 속상할 때가 있다. 문득 길을 가다가 미안한 마음이 들 때가 있다. 오늘 종로3가역에서 열차를 기다리며 그 마음이 들었다. 때때로 이해하지 못 하는 일들로 어긋나고 속상할 때 왜 그랬을까 생각했다. 이별을 위해 만든 것인지 더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었는지 생각했다. 그러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어쩌면 말이다. 사람을 믿지 못 하게 됐을 때 돌아서는 건 아닐까.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만 생각할 수 있을 때 그렇게 멀어지게 되는 건 아닐까. 완벽하고 완전한 사람은 없는데 스스로만 떳떳하다고 생각할 때 서로 어긋나는지 모른다.
어쩌면 말이다. 때때로 단지 기대고 핑계 부리고 싶었을지 모른다. 말이 안 되고 억지인 걸 알면서 그러고 싶었을지 모른다. 그렇게 해도 다 이해하고 받아주길, 어떤 이유도 묻지 않길 바랐을지 모른다. 어긋나고 멀어지는 게 눈에 보여서 더 그랬을지 모른다.
그러지 못 했다. 이해가 되지 않는 행동이면 그 이유에 대해 설명을 듣길 바랐다. 설명을 듣는다고 해도 그 설명이 온전하지 못 할 걸 이미 알면서 말이다. 뒤늦게 괜찮다 말만 말고 마음으로 더 이야기 할 걸 그랬다. 이야기 더 듣고 이유 없는 일에도 더 웃으며 이해할 걸 그랬다. 사랑하고 난 후에는 좋은 기억만 남는다. 해주지 못 한 것들만 미안하게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