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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명호 Jan 19. 2016

"새벽에 전화해서 미안해요."

꼬박꼬박 사람들이 졸거나 잔다.

새벽이었다. 골목을 가로질러 주차한 차량은 청소 차량을 막았다. 청소차를 몰던 아저씨는 전화를 들었다. 죄송하다 말했다. 

"새벽에 전화해서 미안해요."

전화를 끊고 아저씨는 일상처럼 담배를 태웠다. 다른 아저씨들도 담배를 들었다.

 


아침 전철이었다. 곱슬 파마에 노란 블랙야크 외투를 걸친 아주머니는 '국내, 국제 결혼' 광고를 차량 틈마다 끼워넣었다. 분주하던 손길에서 어느 광고가 튀었다. 광고가 어느 학생 무릎에 떨어졌다. 

그는 "시발" 하면서 깼다. 

잠시 멈칫했다. 사람들은 한 곳을 봤다. 둘은 눈도 마주치지 않고 다시 멀어졌다.  

 


어느 금요일 아침 버스 안이다. 꼬박꼬박 사람들이 졸거나 잔다. 사람들은 평생 못 일어날 것 같으면서 목적지 근처에서 하나 둘 일어난다. 놓치고 태연한 것인지 꼭 맞게 일어날 것을 알고 태연한 것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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