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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명호 Sep 11. 2016

아직 더 정차해도 괜찮다.

하고 싶은 일이 있다.

마음 쓰는 일을 잊었다. 설명하는 단어와 문장은 피곤했다. 계속 걷다가 그늘을 찾다가 하늘을 보다가 비를 맞았다. 아무 연락 없고 아무 약속 없는 시간을 몇 달이나 삼켰다가 다시 사용하고 있다.

긴 문장을 읽었다. 기록을 뒤졌다. 스물이나 스물 셋이나 스물 다섯이나 서른이나 다르지 않았다. 보통 돈을 얻었다가 잃었고 인연이 가지는 결을 계속 살폈다. 인연과 시간 사이에서 배우는 일이 긴 문장으로 남았다. 

아침이었다. 바람이 살살 불었다. 표정을 보다가 어색하게 웃기도 했다. 어떤 사람을 만나야 할지 몰라서 연락은 하지 않았다.

정차하는 시간이 길면 하늘을 본다. 정차하는 시간이 짧으면 사람들을 살핀다. 이름 모를 음악 사이에서 정신을 잃고 깨어나면 고개를 돌려 살피고 망설이다가 여기 어디냐고 묻는다.

가까운 인연이란 정의를 잘 모르겠다. 인연이 가파르게 늘었다고 더 웃지 않았다. 덜 웃었다고 기분이 나쁘지도 않았다. 인연이 가진 경계에서 망설였다. 만나면 마음을 주고 묻고 듣고 말했다. 잊어버릴 일 없는 시간이 남았다.

아직 더 정차해도 괜찮다. 
하고 싶은 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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