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있는 집에서 참기름은 필수다. 갓 지은 밥에 반숙 달걀프라이, 거기다 간장과 참기름만 둘러줘도 환호하며 잘 먹는다.
참기름이 똑 떨어져 늘 가던 시장 방앗간에 갔다. 중국산인 줄 뻔히 알면서도 새삼스럽게 어디 거예요? 하고 여쭤보니, "괜찮아, 우리는 중국산이야." 하며 의외의 답을 들려주신다.
잠시 혼란에 빠진다. 그렇다면 저가에다 품질 나쁜 제3국의 깨도 들어오고 있다는 말씀이다. 그럼 또 어디서 와요? 여쭤보니 언급조차 안 하신다. 본인 가게에선 아예 안 다루신다고. 중국산은 칠천 원, 국산은 이만 원이라는 비교만 해주신다. 중국산과 국산 참기름 가격은 무려 3배 차이가 난다.
집에 와서 검색해보니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참기름 중에는 인도산도 있고 정체불명의 수입산 참깨 분말로 만든 것도 있다. 중국산은 품질이 좋은 편에 속한다고 한다.
참깨는 볶는 온도도 중요한 모양이다. 200도 이상 고온에서 볶으면 향은 고소해지지만, 벤조피렌과 같은 발암물질이 생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살림에서는 국산 참깨를 170~180도에서 볶고 벤조피렌 추출 검사도 자체적으로 하고 있다고 한다. 안전하게 볶은 국산 참기름을 먹으면 제일 좋겠지만, 참기름 소비량이 많은 가정에서는 부담스러운 가격일 수도 있다.
괜찮아 우리는 중국산이야, 라는 방앗간 아주머니 말씀이 묘하게 뇌리에 남는다. 다음번엔 몇 도에서 볶으시냐고 물어볼까 싶다. 온도도 괜찮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