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8월 5일 월요일
넝쿨에서 잘린 호박줄기를 망연히 바라보다가 줄기를 모아 잎을 뜯어낸다. 호박잎을 찾던 아이가 오늘 도착할 것이다. 도시에서 살고 있는 아이는 어릴 적 음식을 기억한다. 봄 냉이와 쑥, 여름 호박잎, 그리고 가을배추 전은 아이가 어릴 적 먹던 음식이며 계절마다 기억하는 맛이다.
시간이 흘러 삶의 장소가 바뀌어도 음식으로 계절과 맛으로 지난 시간을 기억하며 장소를 찾게 되듯이 다른 것들도 기억하기를 바라게 된다.
풀을 베는 행위가 돕기 위한 행위라 해도 괜찮다. 땅의 냄새를 맡고 몸을 타고 흐르는 땀을 느끼며 눈에 보이는 것들과 가리어져 보이지 않는 것들을 보고 느끼게 되기를 바란다. 아이들과 함께 풀을 베는 상상을 해보았으나 뜨거운 날을 핑계로 혼자서 풀을 베었다. 오늘은 적당한 아닐 수도 있다.
퇴근하고 출발한 아이들은 생각보다 이르게 도착했다. 오늘은 구름 속에 잠겨 보이지는 않지만, 서쪽하늘이 붉게 물들며 그리움의 색을 풀어낼 시각이었다.
서둘러 상을 차렸다. 대부분은 밭에서 온 것들이다. 중앙에 생일케이크를 놓고 그 옆에 호박잎을 놓았다.
네 명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호박잎을 싸서 밥을 먹는다. 뜨거운 여름 맛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