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의 이름

윤의진 에세이 그림책

by 윤의진



호수의 이름 2013






어느 깊은 산속, 홀로 세월을 보내던 호수가 있었다.

다른 물길과도 이어지지 않은 채, 어디서 솟아났는지도 모를 작고 조용한 호수.


그러던 어느 날 누군가 찾아왔다.

긴 시간 동안 길을 잃었는지 엉망이 된 모습에 지친 얼굴을 한 그는 호수를 발견하곤 몹시 기뻐하며 급하게 마른 목도 축이고 더러워진 몸도 깨끗이 씻었다. 그의 손이 닿자, 고요했던 호수의 수면은 조금씩 흔들리며 하나 둘, 크고 작은 파문들을 만들어냈고 기분 좋은 동그라미를 멀리 퍼뜨렸다. 그도 그런 호수가 맘에 들었는지 곁에서 지내며 깊은 잠도 잤고 다친 몸도 치료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호수는 여전했지만 그는 바람 한 점 없는 날들에도 흔들리고 있는 호수를 이상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모든 상처가 아물고 다시 긴 여행을 위한 짐을 꾸리는 동안에도 호수가 멈출 줄 모르자 그는 두려워졌고 결국, 뒤도 한 번 돌아보지 않고 떠나버리고 말았다.


그가 도망치듯 가버린 후에도 호수는 아주 오랫동안 멈추지 못했다.


그렇게 다시 혼자가 되어버린 호수의 이름

외로운 사람, 이다.








호수의 이름 2013




호수의 이름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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