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rds

Irvine, CA.

by 최다운 바위풀
Birds. Irvine, CA.

16년 1월 Irvine.


가끔 출장을 갈 일이 생기면 짬을 내어 필름 스케치를 하는 것이 작은 낙이다.


지난 Irvine 출장길엔 새벽 5시에 호텔을 나서두 시간 정도 근처를 거닐었다. 적당히 선선한 공기에 새로 마련한 12mm 렌즈를 시험해 볼 겸 시작한 산책이었다.


아침 일찍부터 문을 연 스타벅스와 주유소 앞 버스 정류장에서 첫차를 기다리는 사람들. 어디를 향하는 것인지 분주한 새떼들과 살짝 구름 낀 동틀녘의 하늘. 그날아침, 그곳에서 만난 풍경들.


비록 가끔이지만 지친 일상 속에 숨쉴 틈을 내어 주는 이런 소중한 시간들이 있어 다시 기운을 낸다.


반쯤은 정신적 자기 위무로 출퇴근 가방에 항상 카메라를 넣고 다닌지 이제 1년이되어 간다. 주로 바르낙이 그 자리를 차지하지만 때로는 펜탁스나 올림푸스도 있다. 오늘 가방 속에 있는 건 올림푸스 뮤. 물려 놓은 필름들은 대개가 흑백이다. 가끔씩 회식 자리에서 사람들 모습을 찍기도 하고, 또출퇴근 풍경 스케치도 한다. 물론 그러다 몇 달 내내 가방 속에만 있고 빛을 못 보는 경우도 있다.


이곳은 가끔씩 떠오르는 단상과 사진들을 함께 공유하는 공간으로 만들려 한다. 개인적으로는오래된 사진들을 들춰 보며 추억에 빠지는 시간도 될 것이다. 첫 직장 생활을 시작할 무렵 스스로 접었던작은 꿈. 계속 꿈일 수도 있겠지만, 이 공간을 꾸미면서그때의 나에게 조금은 가까이 다가갔으면 좋겠다.


새벽에 일어나서 동네 스케치를 해보려 마음 먹은지는 꽤 되었는데, 자꾸 게으름을 부리는 바람에 아직 못 했다. 이곳을 시작한 기념으로 조만간 꼭... 비 오는 통의동 골목길 풍경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