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가의 셀프-포트레이트

비비안 마이어 - 그곳에 내가 있었네

by 최다운 바위풀

얼마 전 베이징 금일 미술관에서 비비안 마이어의 전시를 보고 왔다. 그녀의 작품들 중 셀프-포트레이트에 집중하여 셀렉션 한 전시였다.


사진은 존재의 증명이자 부재의 증명이라고 했다. 사진 속 나는 그곳에 있었고, 사진 속 나는 이제는 그곳에 없다.


그래서 사진가의 셀프-포트레이트는 "그곳에 내가 있었네 (I was standing there)"라고 말하는 것이라고 사진 평론가 진동선 선생님이 말했다.


나도 이곳저곳을 다니며 무언가에 비친 내 모습을 많이 찍었다. 그중에서 예전에 롤플로 담은 한 장이 생각났다. 영 손에 익지 않아 몇 롤 사용하지 않고 처분한 카메라였다. 거울 속 나는 그때 그곳에 있었던가.


고개를 숙여 프레임을 바라보았을 비비안 마이어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우리는 영원히 그녀의 생각을 알 수 없다. 마이어는 우리가 그녀를 알아보기 전에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가 담은 자신의 모습을 통해서 조금이나마 그녀의 마음을 엿볼 수 있을지 모른다. 금일 미술관의 셀프-포트레이트 전시가 그녀에 대한 자그마한 힌트를 줄 수 있는 이유이다.


(자세한 전시 리뷰는 아트렉처 기고로 찾아옵니다. :] )




셀프-포트레이트.


서촌.


2017.


Rolleiflex 3.5 Tessar / Kodak T-Max 400.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뉴욕, 뉴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