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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변의별 Feb 08. 2022

짜장은 꼭 입에 묻잖아요

아침 먹고 갈래요? No2


어른들 중에는 

짜장 하면 누구나 하나쯤의 

기억이 있을 거예요 

졸업식이면 꼭 

짜장면을 먹었다든가

시켜놓고 먹지 못해 불어버린 

짜장이 생각난다든가


저는 짜장 하면 어렸을 때 

주말마다 아빠가 짜장면집을 

데리고 갔던 기억이 나요. 

지금 생각해보면 

귀한 짜장면을 자주 먹으러 갔으니 

(부자는 아니었으니까)

아빠가 짜장면을

 좋아하셨던 걸까요 


짜장면집에 들어가면 

갈색 컵에 나오는 따끈한 차

40여 년도 지난 그 차의 

온도와 맛이 

아직도 입에 맴도니 참 신기하지요



그때 짜장면을 먹으면 

꼭 입 주변에 짜장이 묻었어요 

(지금 안 묻는다는 건 아니고요^^;;)

그때마다 아빠가 냅킨에 

침을 묻혀서

짜장을 닦아주셨는데 

어린 피부에 느껴진 냅킨의 

까끌함 위로 

아빠의 사랑 또한 남아있습니다


짜장면집에 가면

짜장면을 먹을 때면

아빠의 모습도 나의 모습도 

기억나지 않지만 


입 주변을 닦던 아빠의 

손길과 촉감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떠올라요    

 

지금은 아빠가 짜장이 묻은 

나의 입을 닦아줄 수도 

함께 짜장면을 먹을 수도 없지만 

온전히 느껴지는 

그때의 그 사랑으로 

따뜻한 짜장이 더 맛있어지고 

힘이 된답니다


'입에 묻은 짜장을 닦아주는 일이 

이렇게 크고 따뜻할 줄이야' 


고등학생인 두찌에게 

짜장밥을 해주며 

그 때의 아빠의 온기가 

역시나 떠올랐네요 

날은 춥지만 온기 가득한 오늘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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