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쓰고 보니 뭔가 오해의 소지가 있음.
어젯밤에 (따지고 보면 새벽 1시에 잤으니 오늘이 맞겠다.) 얼굴에 팩을 붙이고 잔 탓인지 일찍 눈이 떠졌다.
밤새 붙이고 자야 효과가 좋다는 팩을 누운 채로 걷어내고 몇 시쯤 됐을까 머리맡의 휴대폰을 열어보니
4시 13분. 한 여섯 시쯤 됐으면 일어나 볼 만도 하지만 4시 13분이라니 일러도 너무 이른 시간이다.
그냥 한 밤중이라는 생각에 다시 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17분만 있으면 사람들이 한다는 미라클 모닝의
4시 30분이다. 슬며시 나도 오늘은 미라클 모닝을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어차피 한 삼십 분 왔다 갔다 하다가 또 잘 텐데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런 경우가 몇 번 있었기에)
그렇게 십 여분을 잠 못 들고 이불속에서 일어날까 말까 고민하다가 다시 휴대폰을 보니 4시 30분
어? 4시 30분이면 얘기가 달라진다. 미라클 모닝의 시간! 나도 오늘 한 번 미라클 모닝을 해볼까? 하며
남편이 깨지 않게 슬며시 일어나 거실로 나갔다.
다들 그렇게 좋다는 새벽 기상이 궁금했다. 정말 좋은 걸까? 어떻게 달콤한 잠 보다 좋을까?
더 피곤한 건 아닐까? 일단 일어나서 아직은 깜깜한 밖을 내다보았다.
비가 내린다. 오랜만에 모닝커피 약속이 있는데 왠 비람...
하면서도 떨어지는 빗방울을 한참을 쳐다보았다. 그냥 떨어지는 빗방울을 보고 있는 게 좋았다.
먼저 스트레칭을 가볍게 하고 물을 한 잔 마시고 따뜻한 차를 내렸다. (나는 원래 물도 차도 안 좋아하는 사람) 마음 같아서는 커피를 마시고 싶지만 왠지 새벽에는 몸에 좋은 걸 해야 할 것만 같았다.
갑자기 브런치스토리에 접속하고 싶어졌다. 다른 작가들의 글이 읽고 싶었고 글도 쓰고 싶어졌다.
창밖을 보니 깜깜하던 하늘에 푸른빛이 돌기 시작하면서 나무, 건물들의 형태가 드러난다. 세상이 깨어나고 있는 시간. 여기까지 적고 나는 또 이불속으로 기어들어갈 수도 있다. (등교 아침밥을 준비하지 않아도 되는 토요일이니까) 특별히 해야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니니 수면이 더 유익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잠들기 전 봤던 안타까운 뉴스 기사들 때문인지 아까 떨어지는 빗방울을 보며 이 비가 어제의 사건, 사고로
몸과 마음을 다친 분들의 고통도 씻어주기를 바랐다. 아픔을 금세 떨칠 수 없겠지만 조금이나마 치유가 되고 빨리 회복되기를 빌었다. 그러면서 이렇게 다시 잘까 말까를 고민하는 평온의 새벽이 얼마나 소중한지에
문득 가슴이 떨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