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밤
"기분이 묘하다, 이상하다, 어제는 좀 쓸쓸하더라, 썰렁하네"
신혼 첫날밤을 맞으며 남편과 내가 느낀 감정들을 정리해 보면 대략 이럴 듯하다
아, 그냥 신혼 첫날밤 아니고 26년 만에 맞는 두 번째 신혼이다.
"이제 우리 둘만 있네. 신혼 같다"
"맞아, 우리 다시 신혼이야^^"
1998년에 결혼을 하고 2001년에 첫아이를 낳았다. 그리고 3년 후 둘째 출산으로
네 식구가 지금까지 함께 살았는데
3월을 맞으며 첫째는 개강 때문에 자취방으로 옮기고
둘째는 입대를 하면서
아이들의 완전한 독립은 아니지만 어쨌든 이제 우리 부부는
당분간 둘만 살게 된 것이다.
아들들의 개강과 입대가 겹치면서
이런 날이 이렇게 훅 하고 오다니 조금은 당황스럽기도 하다.
평소에도 다 큰 아이들은 각자의 방에서 생활하는 경우가 많아
식사 시간이나 여행 등 특별히 가족이 함께 하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얼굴 볼 시간 없이 서로 바쁘게 지냈다고 해도
방에서 공부를 하거나 게임을 하거나 음악을 듣는 아이들이 있는 것과
이제 아무도 없어서 텅 빈 거실을 맞는 느낌은 완전히 다르다.
이러면서 언젠가는 다가 올 아이들의 완전한 독립을
준비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오십 대 중반의 우리 부부 관계가
두 번째 신혼을 운운할 수 있을 정도로 비교적 좋다는 것!
아이들이 크면 자연스럽게 부부만 남게 되는데
둘 사이가 좋지 않다면
하...
집안에 있는 둘만의 시간이 어떨지 상상이 된다.
이런 날이 오는구나!
26년 만에 찾아온 둘만의 시간이 꽤 설레기도 하다
우리 둘이 뭘 하며 더 재미있게 지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