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떠난 후,
나는 전에 없던 버릇이 생겼어요.
왔던 길을 뒤돌아 보며 얼마만큼 왔지
당신 없이 지내 온 날들을 하~나 둘 손가락으로
자꾸만 꼽아 보게 되네요.
당신 없이도 이 세상의 하루하루는 멈추지 않고
아무 일도 없단 듯이 흘러 흘러 조금씩
당신 없는 날들이 더해지고 있어요.
이젠 단지 나의 가슴에 그리움으로 남아
볼 수도, 만질 수도, 들을 수도 없는 당신이,
당신과 내가, 아니 하나였던 우리가 이 세상에
존재했었나. 하는 혼란한 상념들이 아물거릴 때도 있어요.
근데 이 뒤죽박죽 가물거리는 마음 저편 한 귀퉁이에 아주 작은 소리가 허우적거리고 있어요.
신께서 당신에게 주신 날들을,
당신이 맡은 배역의 분량을,
당신은 정말 충실한 주인공이었다는 것을.
당신은 당신의 역할에
사랑할 땐 아낌없이 주는 사랑과
현실이라는 벽을 헤쳐 나가야 할 땐 열심히 달려
이곳이 천국이라며 행복해했으니까요.
행복했다고, 사랑했다고, 고맙다고, 즐겁게 살라며
우리의 삶과 죽음을 주관하시는 신의 뜻을 겸허히
다 받아들인 당신.
하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역할을 함께 이끌어 오던
나는, 나 홀로 남아 우리의 분량을 소화하려니
어떻게, 어느 길로 가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해
방황하고 있어요.
하지만 문득 “어느 다이아몬드 흠집 왕 이야기“가
떠오르네요.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은 다이아몬드를 가진 왕이 있었다고요. 그 다이아몬드에 흠집이
생겼으나 세공 기술자들은 그 흠집을 없앨 수없다고 하였으나 한 탁월한 세공 기술자가 흠집 주변에 아름다은 장미 꽃봉오리를 정교하게 새겨 넣어 훨씬
더 아름다운 보석으로 태어났다는 이야기 말이에요.
나, 당신이 없는 나날들이 커다란 슬픔으로, 고통으로 흠집이 새겨진 나의 가슴을 메꾸려 메꾸려 해도 메워질 수 없는 상실의 고통이란 커다란 상처를 안고 가야 하겠지요.
하지만 그 상처를 완전히 치유할 순 없지만
당신과 나, 우리라는 자리에 나를 크게 중심에 두고
나를 사랑하며,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것을
할 수 있는지 ,또한 당신과 나, 우리의 날들이었을 적에
부부 중심으로 함께 해 왔던 그 모든 것에서
급격히 변화된 상실이 그냥 일상이 되아버린
내가 이제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길을 기웃거리려 하네요.. 사랑해요.
당신의 아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