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아, 모둠활동이 안될 땐 개미를 본 받으렴.

생물에게 배우는 인성 이야기

by 과학전공 초등교사

자 시간 다 되었어요. 모둠 활동을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 볼까요?


"선생님, 저희 모둠은 주제도 못 정했어요"


학교에서 모둠활동이 안되는 경우는 여러가지 상황이 있지만 대표적인 경우는 아래와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의외로 방해를 너무 많이 하는 친구가 잇는 경우는 모둠활동이 안되는 경우는 아니다. 이 경우는 그 친구에 대해 나머지 친구들이 선생님께 말을 하면서 방해하는 행동이 자체적으로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


1. 모둠원 중 다수가 주장이 너무 강하거나

2. 모둠원 전체가 주장이 너무 없거나



모둠원 중 다수가 주장이 강하면 모둠 활동이 어렵다. 모두 자기의 의견을 강력하게 말하는데 상대방 말은 경청하진 않는다. 일부 친구들의 중재가 있더라도 주장이 너무 강한 친구들은 대립하며 모둠활동이 잘 되지 않는다.

"그럼 다수결로 하자" 의 결말은 자기 주장대로 결정이 되지 않을 경우 그 친구가 동참 안한다는 식이라서 모둠 활동이 되지 않는다. 주장이 강한 친구가 한명만 있으면 그 친구가 주장한 방향대로 가긴 하는데 대신 결과물이 썩 좋진 못하다. 모둠의 토의과정에서 일어나야 할 자정 작용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주장이라고 표현하였지만 다른 사람과 토의하면서 좋은 방향을 찾는 것이 아닌지라 사실 고집에 가깝다.


모둠원 전체가 주장이 너무 없는 경우는 말을 꺼냈다가도 그저 의미 없는 대화나 다른 소리만을 이어가다가 모둠 활동이 끝나는 경우이다. 이 경우에 대한 흔한 착각이 말이 없는 친구가 모두 모둠으로 왔다고 생각하는데 그것과는 다르다. 말 수가 많은 친구들이 모둠으로 왔지만 수업 과제에 대해서는 주장이 전혀 없는 경우다. 주장이 없다라고 표현하였지만 사실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에 가깝다.


여기까지 읽다보면 주장이 너무 강한 경우나, 주장이 너무 없는 아이들에 대한 조언이 나오리라 기대하였을 것이다. 미안하다. 오늘 내가 말하고자 하는 주장이 너무 강하거나, 주장이 너무 없거나 하는 아이들이 아니라 거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모둠활동에서 방관자적 입장으로 흘러가는대로 기다리는 친구들이다.

방관자적 입장에서 있는 친구들은 자신의 역할을 과소평가하며 행동한다. 그저 특정 친구가 어떤 역할을 하고 할 일을 가르쳐 줄 것이라는 입장으로. 하지만 모둠활동, 팀 활동, 프로젝트 활동은 모두가 자신의 역할을 맡아야하고 심지어는 자신이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어필하지 않으면 모둠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항상 모둠활동 끝에 불특정 다수에게 물어본다. 팀에서 어떤 역할을 하였냐고?




'자연 선택은 각 개체의 이득을 위해서만 작동한다' 찰스 다윈의 말은 개미에게는 통하지 않았고, 교실에서도 통하지 않는 듯하다.

중남미에서 나뭇잎으로 버섯 농사를 짓는 잎꾼 개미의 경우 몸집이 큰 개미는 군락을 지키고, 과일을 자르고, 중형개미는 잎을 자르고, 소형개미는 농장을 돌본다. 이들의 협력적인 행동은 개개 종을 봤을 때는 현명하지 않지만 결론적으로 협력을 통해 모두에게 가장 큰 이익이 돌아간다.





애들아, 모둠 활동에서 필요하지 않은 역할을 없단다. 자신이 모둠에서 필요한 역할을 맡고 모둠에서 활동하는 것이 결론적으로 모둠 활동에 가장 큰 이익이 돌아가게 한단다. 우리 모둠에서 공부를 잘 하는 친구가 있다고, 또는 주장이 강한 친구가 있다고, 또는 정리를 잘하는 친구가 있다고, 영상을 잘 만드는 친구가 있다고 해서 그 친구가 개미가 나눠서 하는 역할을 모두 하면 어떻게 될까?

모두가 잘할 수 있는 분야가 다르니 힘을 모으는 것이 진정한 팀이겠지?



*모든 이야기에 나온 이름은 가명입니다

*사진출처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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