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아, 끌려 가지 말고 회전초처럼 주도적으로 살렴.

생물에게 배우는 인성 이야기

by 과학전공 초등교사

아침은 독서하는 시간이에요. 독서할 책을 꺼내서 읽도록 합니다.

10월 아침에 교실에서 내가 하는 소리다. 상대는 6학년 아이들이다.

놀랍게도 3월부터 우리반 아침 자습은 독서시간이다. 그럼에도 왜 10월까지 이 말을 하고 있을까?


"선생님, 오늘 4교시에 과학전담 선생님 숙제 해가야 하는데 숙제 좀 하면 안돼요?"

"오늘 학원 숙제 못했는데 하면 안돼요"

"(반 아이들 단체) 잘생긴 선생님, 한번만 봐주세요"


매일 "지후,근수,태민이가 선생님 못생겼다고 했어요"라고 하던 아이들이 이럴때만 단체로 하얀 거짓말을 한다.


"애들아, 주도적으로 살아야지. 왜 이렇게 숙제에 이끌려 사니? 저번주부터 숙제가 나갔는데 계획적으로 했어야지"

"선생님 자습시간에 주도적으로 숙제 하고 싶어요"


애들한테는 말로는 못 이긴다.



6학년 아이들의 스케줄은 바쁘다. 학교 수업, 방과후 자기 계발, 이에 따른 숙제 등으로 우리반 아이들의 스케줄은 어떤 날은 담임선생님이 나보다 바쁠때도 많다. 하지만 내 경험에 근거하면 이 중 90% 학생들은 허둥지둥 따라가고 자기 주도적으로 삶을 살지는 못하고 있다.


"선생님, 저는 왜 이렇게 바쁜지 모르겠어요"

"집에 몇시에 가는데?"

"8시요"

"아이고, 선생님보다 더 늦게 가네. 집에 가면 뭘 하는데?"

"씻고, 좀 놀다가 자요"

"아침에 하는 숙제를 그때 조금 하면 안될까?"

"어, 그건 힘들어요. 집에가면 딱 할 마음이 사라져요"


아이들의 마음은 이해가 가고 인정한다. 누구나 그렇다. 나도 학부모지만 우리 아이가 어렸을 때 보다 내가 어렸을 때 더 많이 놀았음을 확신한다. 하지만 아이가 스스로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영재 아이들에 대해 궁금한 마음에 과학영재교육 석사과정을 마친 석사이다. 영재 아이들에게는 성공 경험이 많고 성공했을 때 인정받는 횟수도 많다.


"애들아, 학교 오면 숙제 허겁지겁 하다 선생님께 혼나고, 그 스릴 넘치는 촉박함 때문에 스트레스도 받고, 조금 자기 시간을 조정하면 어떨까?"

"좋은데 마음대로 안돼요"


아직 초등학생 친구들이 쉽게 자기주도적으로 성공 경험을 갖게 하기는 쉽지 않다. 그렇게 나는 규칙일지라는 것을 만들고, 내가 소재한 광역시 학부모님들께 강연을 했다.



내가 만들고, 고안한 규칙일지는 다음과 같다. 규칙일지는 스스로 셀프 검사를 하며 성공적인 경험을 쌓고, 부모님과 선생님에게 다시 검사받으며 자신의 주도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규칙일지가 필요한 모든 분에게 파일을 공유하고 있는데 효과가 크다고 한다. 졸업하고도 규칙일지가 필요하다는 학부모님들도 많았다. 사춘기가 되면 부모님과의 대화의 시간이 줄어드는데 이 규칙일지를 빌미 삼아 가족과 대화의 시간이 늘어나는 것도 큰 장점이다.

규칙일지.png 규칙일지



20231022_193551.png 규칙일지 예시


내 삶을 주도적으로 살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영재학생들의 가장 큰 특성중 하나인 주도성을 아이들에게 키워주려면 내가 본 바로는 회전초처럼 주위 상황을 탓하기보다는 자기가 스스로 주위 상황을 조정하며 즐기는 성격이 최고다. 어떤 상황에서든 좌절하지 않고 해결책을 찾는 회전초 같은 성격은 주위 사람들에게도 인기 있고, 스스로도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



애들아, 회전초처럼 주도적으로 살으렴.

회전초는 사막에 사는 식물이다. 선인장과 같은 식물들은 줄기나 잎이 두꺼워 많은 물을 저장하며 사막에서 살아간다. 회전초는 줄기나 잎이 두껍지 않고 실 뭉치처럼 생겼다. 이 회전초는 물이 부족하면 뿌리와 줄기를 끊고, 이리 저리 굴러다니다가 물이 있는 곳에서 다시 뿌리를 내리고 자란다.




애들아, 회전초는 선인장처럼 두꺼운 줄기를 가지지도 않고, 알로에처럼 잎이 두껍지도 않지만 사막에서 잘 살아가고 있단다. 회전초는 선인장과 알로에를 부러워하지도 않고 스스로 살 방법을 찾았어. 식물이니깐 움직일 수 없다는 일반적인 모습이 아닌 스스로 물이 부족하면 뿌리와 줄기를 끊고, 굴러 다니다가 물이 있는 곳에서 다시 뿌리를 내리고 자란단다. 너희도 식물처럼 엄마가 물을 주는 대로, 또는 학교나 학원에서 숙제를 내 주는 대로 그것만을 생각하며, 그것만을 해결하기 위해 살아가지는 않니? 너희의 삶은 너희가 주도적으로 이겨나가고 조정하며 살아가야 한단다. 회전초는 어떤 지형이든 돌아다니며 적응할 수 있단다. 너희도 어떤 상황이든 너희가 주도적으로 이겨내갈 수 있기를 바란다.


*모든 이야기에 나온 이름은 가명입니다

*사진출처 : 픽사베이, 위키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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