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앉아 맑은 날들 365

2026년 1월 2일

by 토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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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월 2일 — 문이 닫힐 때, 숨이 열린다


오늘의 역사

1492년 1월 2일 — 한 문명이 물러난 자리

이날, 이베리아 반도의 마지막 이슬람 왕국이었던 **그라나다**가 함락되었습니다.
수세기 동안 이어진 공존과 갈등의 시대는 막을 내렸고,
유럽의 종교와 권력의 지형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역사는 말합니다.
한 문이 닫히는 순간은
승리와 상실이 동시에 일어나는 자리이며,
새로운 질서는 언제나
조용한 균열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오늘의 에피소드

아침에
오래된 서랍 하나를 닫습니다.
더 이상 쓰지 않는 노트와
기억이 희미해진 종이들.

닫히는 소리가
생각보다 단단합니다.
하지만 그 뒤에
방 안이 조금 넓어졌다는 것을
나는 알아차립니다.

비워진 자리로
빛이 들어옵니다.
사라진 것은
시간이었고,
남은 것은
오늘의 숨입니다.


오늘의 기도

오늘,
닫혀야 할 문을
미루지 않게 하소서.

잠시
숨을 쉽니다.

나는 종종
끝내지 못한 일들에
나를 묶어 두었습니다.
미련이라는 이름으로,
의무라는 이유로,
아직이라는 말로
문고리를 잡고 서 있었습니다.

가라앉은 마음은
이미 지나간 시간을
존중하며 놓아주고,
맑아진 마음은
지금 필요한 자리만
정직하게 남기게 하소서.

무너짐이
항상 실패는 아니었음을
오늘은 받아들이고 싶습니다.
닫힘이 있어야
열림이 생기고,
끝이 있어야
다음 숨이 시작된다는
단순한 진실을
내 안에 새기게 하소서.

나는 여전히
지키고 싶은 것과
보내야 할 것 사이에서
망설입니다.
그 망설임조차
나의 일부임을
부드럽게 인정하게 하소서.

이 하루의 끝에서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잘 놓아주었다고,
그래서
조금 가벼워졌다고.

가라앉아
붙잡음이 사라지고,
맑아져
다음 계절이 보이도록,
오늘을
조용히 문 하나를 닫는 하루로
평온하게 살아내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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