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9년 1월 1일
1919년 1월 1일 출생 · 2010년 1월 27일 영면
J. D. 샐린저는
세상을 더 크게 말하지 않았다.
오히려 말을 줄여
상처가 들리게 했다.
『호밀밭의 파수꾼』은
청춘을 빛나게 꾸미지 않는다.
거칠고 예민한 목소리로,
부끄러움과 분노와 외로움이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그의 업적은
많이 쓰는 힘이 아니라,
쓰지 않는 선택의 힘이었다.
유명해진 뒤에도
그는 스스로를 뒤로 물렸고,
그 물러남이 오히려
문학의 한 윤리가 되었다.
말해야 할 것만 말하고
나머지는 침묵 속에 두는 것.
그가 남긴 것은 작품만이 아니라
그 태도였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자리에서
그는
떨어지는 마음들을
받치고 있었다
가끔은
침묵이야말로
가장 큰 손길이었다
그는 전쟁을 겪었다.
사람들이 서로를 부수는 장면을
눈으로 보았고
그 뒤로
말은 오래 아팠다.
그는 쓰기 시작했다.
길고 아름다운 문장보다
피부에 닿는 단어를 골랐다.
그 단어들은
세련되지 않았지만
살아 있었다.
상처의 체온을 가지고 있었다.
그가 유명해졌을 때
세상은 그를 더 원했다.
그러나 그는
그 원함을 살지 않았다.
인터뷰를 거절했고,
점점 숲 쪽으로 걸어갔다.
보이는 자리에서
조용히 빠져나가
자기만의 숨소리가 들리는 곳에
머물렀다.
그는 더 많이 남기지 않았다.
대신, 남긴 것들이
더 오래 남게 했다.
새해 첫날에 태어난 사람답게
그는 늘 “시작”의 편에 서 있었지만,
그 시작은 늘 소리 없이 이루어졌다.
문장이 아니라
침묵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