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앉아 맑은 날들 365

2026년 1월 12일

by 토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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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월 12일 — 깊이를 재는 하루

우리는 또 하루를 맞이합니다.
어제의 여운이
아직 마음 가장자리에 남아 있지만,
아침은 늘 먼저 와
하루를 내어줍니다.

오늘이 어떤 날이 될지는
아직 아무도 모르고,
그래서 우리는
조금 천천히
자리를 잡고 앉습니다.
서두르지 않기로,
오늘만큼은
깊이를 먼저 생각하기로.


오늘의 역사

1820년 1월 12일 — 영국 왕립천문학회가 설립된 날

이날 사람들은
하늘을 더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
함께 모이기로 결정했습니다.
별은 멀고,
측정은 느렸지만
그들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왕립천문학회의 시작은
말해 줍니다.
당장 닿을 수 없는 것이라도
바라보는 시선을
지속할 수 있다면
인류는 조금씩
우주의 깊이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오늘의 에피소드

아침 출근길,
아직 해가 완전히 오르지 않은 시간.
버스 창에 비친 얼굴들이
조용히 흔들립니다.

누군가는 이어폰을 끼고,
누군가는 눈을 감고,
누군가는
창밖의 희미한 하늘을
가만히 올려다봅니다.

아무 말도 없지만
그 침묵 속에는
각자의 질문이 있습니다.
오늘을 어떻게 지나갈 것인지,
어디까지 버틸 수 있을 것인지.

그 순간,
버스는 묵묵히 앞으로 나아가고,
아무도 박수치지 않지만
모두는
자기만의 궤도를
성실히 따라가고 있습니다.


오늘의 기도

오늘,
보이지 않는 것을
끝까지 바라볼 수 있게 하소서.

잠시
숨을 쉽니다.

나는 종종
확실한 것만 믿으려 했고,
손에 잡히지 않는 마음이나
아직 오지 않은 결과 앞에서는
쉽게 고개를 돌렸습니다.

하지만 별은
늘 멀리 있었고,
그럼에도 사람들은
수천 년 동안
하늘을 올려다보았습니다.

가라앉게 하소서.
당장의 이해가 없으면
의미도 없다고 여기는
조급한 마음을.

그리고
맑아지게 하소서.
지금은 알 수 없어도
지켜보는 시간 자체가
이미 응답일 수 있음을
깨닫는 시선을.

오늘의 나는
아직 답을 모를 수 있습니다.
방향만 겨우 붙잡고
걸어가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 느린 걸음이
헛되지 않다는 것을
스스로에게
말해 줄 수 있게 하소서.

비교하지 않게 하소서.
남들의 속도와
나의 거리를.
각자의 하늘에는
각자의 별이 있고,
각자의 밤에는
각자의 밝기가 있음을
잊지 않게 하소서.

오늘 하루,
나는 우주를 다 이해하지 않아도
괜찮은 존재임을
허락받고 싶습니다.
다만
고개를 들고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오늘을 충분하다 말할 수 있기를
원합니다.

이 하루의 끝에서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오늘,
나는 멀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고.

가라앉아
불필요한 조급함이 잠들고,
맑아져
오래 바라보는 힘이
다시 살아나도록,
오늘을
깊이를 재는 하루로
살아가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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