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앉아 맑은 날들 365

2026년 1월 17일

by 토사님
ChatGPT Image 2026년 1월 17일 오전 07_07_22.png

2026년 1월 17일 — 밤이 가장 밝았던 순간


우리는 또 하루를 맞이합니다

우리는 또 하루를 맞이합니다.
어제의 소음이
아직 귀 안쪽에 남아 있어도,
시간은 조용히 문을 열고
오늘을 들여보냅니다.


눈을 뜬다는 건
다시 한 번
세상과 연결되겠다는
작은 동의서에
서명하는 일.
우리는 그렇게
또 하루를 시작합니다.


오늘의 역사

1991년 1월 17일 — 걸프 전쟁이 시작된 날


이날,
밤하늘은 불빛으로 갈라졌고
전쟁은 ‘질서 회복’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날이 남긴 질문은
지금도 유효합니다.
힘으로 유지되는 평화는
얼마나 오래
사람을 지킬 수 있는가.


역사는 종종
정답을 주지 않고,
생각해야 할 문장만
남겨 둡니다.


오늘의 에피소드

새벽 편의점.
교대 근무를 마친 직원이
커피 머신 앞에서
잠시 멈춰 서 있습니다.


컵에 커피를 따르다 말고
창밖을 바라봅니다.
아직 해는 오르지 않았고,
도로는 비어 있습니다.


“오늘도 무사히 끝났네.”


혼잣말처럼 흘린 그 문장에
아무도 대답하지 않지만,
그 말은 분명
자기 자신에게
도착합니다.


세상이 요란할수록
사람은 이렇게
작고 조용한 문장으로
하루를 지켜 냅니다.


오늘의 기도

오늘,
세상의 소음이
나의 중심을
밀어내지 않게 하소서.


잠시
숨을 쉽니다.


나는 뉴스 속의 숫자와
멀리서 들려오는 분쟁 앞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처럼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아무것도 하지 않기에는
너무 많은 하루를
살고 있음을 압니다.


오늘의 역사가
나에게 속삭입니다.
거대한 폭력의 시대에도
사람의 하루는
여전히
작은 선택들로
이루어졌다고.


가라앉게 하소서.
세상을 한 번에
이해하려다
지쳐 버린 마음을.


그리고
맑아지게 하소서.
내가 설 수 있는 자리,
내가 지킬 수 있는 관계,
내가 오늘
덜 상처 주고
덜 외면할 수 있는
그 정확한 지점을.


오늘의 나는
영웅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다만
폭력적인 말에
조금 더 침묵을 선택하고,
무관심이 쉬운 순간에
아주 작은 관심을
내미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내가 끓인 커피 한 잔,
건넨 안부 한 마디,
참아 낸 말 한 문장이
이 세상의 균열을
완전히 막지 못하더라도,
적어도
내가 지나간 자리만큼은
조금 덜 차갑게
남게 하소서.


이 하루의 끝에서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오늘,
세상은 여전히 복잡했지만
나는
내 몫의 평화를
포기하지 않았다고.


가라앉아
불필요한 분노가
잠잠해지고,
맑아져
지켜야 할 가치가
또렷해지도록,
오늘을
조용하지만 단단한 하루로
살아가게 하소서.







keyword
작가의 이전글태어난 날의 빛을 기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