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21일
밤이 물러간 자리에
아직 식지 않은 어제의 생각들이 남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침은 공평하게 열리고,
우리는 다시 하루의 문 앞에 섭니다.
완전히 준비되지 않았어도,
조금 흔들리고 있어도,
오늘은 또 오늘의 얼굴로
우리에게 말을 겁니다.
1793년 1월 21일 — 루이 16세가 처형된 날
한 나라의 왕이 단두대 앞에 섰던 이 날은
권력의 끝을 보여주는 장면이자,
책임이 이름을 바꾸는 순간이었습니다.
왕관은 사라졌지만
그 이후의 프랑스는
더 무거운 질문을 안게 됩니다.
누가 이 나라를 이끌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태도로 살아갈 것인가를.
역사는 종종
한 사람의 죽음으로 끝나지 않고,
남은 사람들의 선택으로
다시 시작됩니다.
출근길 버스에서
한 아이가 자리를 양보합니다.
상대는 노인이 아니라
무거운 가방을 든 또 다른 어른입니다.
어른은 잠시 머뭇거리다
“괜찮아”라고 말하지만,
아이는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이며 자리를 비웁니다.
그 장면은
박수도, 칭찬도 받지 않습니다.
버스는 그대로 달리고
사람들은 각자의 화면으로
시선을 돌립니다.
그러나 그 짧은 선택 하나가
이 하루의 방향을
조용히 바로 세웁니다.
권력은 없었지만,
그 아이는
순간의 책임을
기꺼이 감당했습니다.
오늘,
내가 가진 이름이나 위치보다
내가 선택하는 태도를
먼저 보게 하소서.
숨을
한 번 고르고,
또 한 번 가라앉힙니다.
나는 종종
내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너무 많은 시간을 쓰고,
내가 얼마나 조심스럽게 살아야 하는지는
쉽게 잊습니다.
높아지는 것보다
바로 서는 것이
더 어렵다는 사실을
오늘은 외면하지 않게 하소서.
말을 줄이고
행동을 먼저 내어놓는 용기를,
설명하기보다
양보할 수 있는 마음을
내 하루에 허락하소서.
내가 영향력을 갖는 순간마다
그 힘이
누군가를 누르지 않게 하시고,
내가 선택을 미루고 싶을 때마다
작은 책임을
기꺼이 집어 들게 하소서.
오늘의 역사가 말하듯,
자리는 사라질 수 있어도
태도는 남습니다.
그 태도가
내 삶의 이름이 되게 하소서.
가라앉게 하소서.
과시하고 싶은 마음을.
맑아지게 하소서.
누군가를 먼저 생각하는 이유를.
이 하루가
대단하지 않아도 좋으니,
부끄럽지 않게 지나가게 하시고,
내일의 내가
오늘의 나를 떠올릴 때
고개를 끄덕일 수 있도록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살아가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