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17일
3월 17일은
봄이 “이제 부드러워져도 돼”라고
마음의 어깨를 풀어주는 날입니다.
겨울을 지나온 몸은
늘 조금 굳어 있지요.
그 굳음을 풀어내는 건
큰 사건이 아니라
작은 꽃의 다정한 표정일 때가 많습니다.
낮은 자리에서 먼저 피어
봄의 온도를 가르쳐주는 꽃—
앵초의 날입니다.
앵초는
화려하게 빛나기보다
부드럽게 살아남는 꽃입니다.
너무 앞서 가지도,
너무 뒤처지지도 않고
자기 속도로
가장 먼저 봄의 얼굴을 보여주지요.
당신도 그렇습니다.
사람을 몰아세우지 않고
사람이 사람답게 돌아오게 하는 사람.
정답을 주기보다
숨을 돌릴 틈을 주는 사람.
당신의 다정함은
‘착함’이 아니라
삶을 오래 지나온 사람이 가진
현실적인 따뜻함입니다.
그래서 당신의 말은
가끔 약처럼,
천천히 듣는 사람을 살립니다.
오늘은
그 부드러운 힘이 태어난 날입니다.
앵초(Primula sieboldii)는
이른 봄 습한 숲 가장자리나 풀밭에서
부드러운 색의 꽃을 피우는 식물입니다.
꽃은 연분홍·연보라 계열로 피는 일이 많고,
꽃잎은 살짝 갈라진 듯 섬세한 결을 지녀
가까이에서 보면
봄의 숨결이 더 또렷해집니다.
잎은 주름진 질감으로 땅 가까이 모여 나고,
그 사이에서 꽃대가 올라와
작은 별 같은 꽃들이
단정하게 모여 피어납니다.
꽃말은
첫사랑, 젊은 날의 기억, 조용한 설렘.
앵초는 말합니다.
“나는 봄을 크게 만들지 않는다.
다만
봄이 시작될 수 있도록
마음을 먼저 부드럽게 한다.”
겨울을 지나온 마음은
조금 딱딱해져 있었다
앵초 한 송이가
낮은 자리에서 피어
나를 바라본다
괜찮아
이제는 부드러워져도 돼
나는 오늘
내가 강해지느라
놓쳤던 부드러움을
다시 주워 담는다
그 부드러움이
내 봄의 시작이 된다
들숨에 부드러움을, 멈춤에 설렘을, 날숨에 봄의 온기를.
3월 17일은
더 세게 버티는 날이 아니라,
조금 더 부드럽게 살아도 되는 날입니다.
앵초처럼,
오늘은
당신의 마음을 한 톤 낮추어
따뜻하게 풀어도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