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2일
4월 2일은
봄이 더 화려해지기 전에
먼저 맑음의 얼굴을 보여주는 날입니다.
분홍의 설렘이 지나간 자리에서,
이제는 하얀 빛이
조용히 중심을 세우지요.
눈부시게 드러내지 않아도
충분히 환할 수 있다는 것을
배꽃은 알고 있습니다.
가지마다 깨끗한 숨처럼 피어나는 꽃—
배꽃의 날입니다.
배꽃은
화려한 몸짓보다
맑은 표정으로 기억되는 꽃입니다.
꽃잎은 희고 단정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중심에는
짙고 또렷한 생의 점들이 모여 있지요.
당신도 그렇습니다.
겉으로는 차분해 보여도
안에는 분명한 열과 의지가 있는 사람.
많이 말하지 않아도
신뢰를 남기는 사람.
복잡하게 꾸미지 않아도
있는 그대로의 맑음으로
사람의 마음을 정돈하는 사람.
당신의 순수는
세상을 몰라서 생긴 것이 아니라,
세상을 지나오며
끝까지 흐리지 않기로 한 선택입니다.
그래서 당신은
누군가에게
‘맑아서 더 강한 사람’으로 기억됩니다.
오늘은
그 깨끗한 강함이 태어난 날입니다.
배꽃은
봄날 배나무 가지마다
하얗게 피어나는 꽃입니다.
꽃잎은 눈처럼 희고,
가운데의 검붉거나 짙은 자주빛 꽃밥은
하얀 꽃 안에 또렷한 중심을 만들어
맑음 속의 강인함을 보여주지요.
한 송이로 보면 단정하고,
나무 전체로 보면
마치 하얀 구름이 가지마다 머문 듯 보입니다.
배꽃은
소란스럽지 않은데도 풍경을 바꾸는 힘이 있습니다.
그 고요한 환함이
사람의 마음까지 깨끗하게 비춰 주기 때문입니다.
꽃말은 흔히
순결, 위안, 맑은 사랑, 약속된 결실.
배꽃은 말합니다.
“나는 눈부시려고 하얗지 않다.
다만
너의 마음이 다시 맑아질 수 있다고
조용히 보여주기 위해 핀다.”
하얀 꽃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 같았는데
가까이 가 보니
가운데에
짙은 점들이 모여 있었다
맑음은
비어 있음이 아니었다
오히려
자기 중심을 잃지 않은 채
고요히 피어 있는 상태였다
배꽃 앞에서
나는
나의 조용함도
충분히 힘이 될 수 있음을
처음으로 믿는다
들숨에 맑음을, 멈춤에 중심을, 날숨에 하얀 강함을.
4월 2일은
더 화려해지기보다,
더 맑아지는 방식으로
자신을 드러내는 날입니다.
배꽃처럼,
오늘은
당신 안의 깨끗한 중심을
하얗게 피워 올려도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