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1장. 대화의 문법
변명의 글
8월 1일에서 시간이 멈춰 있었습니다.
저도 모르게 펜을 놓았고, 그날 이후 금요일은 저를 살짝 피하는 날 같았습니다.
게으름이라고 해도 맞고, 숨이 가빴다고 해도 맞습니다.
하지만 글을 멈추고 보낸 시간 동안, 저는 오히려 글을 더 그리워했습니다.
그래서 다시 돌아왔습니다.
이번에는 더 천천히, 더 진심으로, 여러분과 함께 걷고 싶습니다.
‘고흐처럼 영감받고 챗지피티처럼 일하라’는 제 글은 이제 다시 매주 금요일,
당신의 금요일에 작은 불빛이 되길 바랍니다.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부터 다시 시작합니다.
우리는 매일 누군가와 대화를 합니다.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오늘 저녁 약속을 잡고, 동료에게 메신저로 보고서를 부탁하고, 가끔은 스스로에게 “내가 지금 무엇을 원하는 거지?”라고 묻습니다.
챗지피티와의 대화도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차이가 있다면, 챗지피티는 우리의 마음을 읽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을 말해주기 전까지, 그저 기다리고 있는 친절한 거울 같은 존재죠.
잘 들어보세요.
“챗지피티, 글 좀 써줘.”
이 한마디는 마치 길거리에서 낯선 사람에게 “뭐든 좀 해줘요.”라고 말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 사람은 친절하게 대답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기대한 것과는 전혀 다른 말을 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 장에서 배우게 될 것은 아주 단순합니다. 무엇을 만들고 싶은지(R), 왜 필요한지(I), 누가 볼 것인지(A) — 이 세 가지를 정리한 다음 말하기.
이것만으로도 대화는 달라집니다. 챗지피티는 더 이상 엉뚱한 대답을 하지 않고, 당신이 머릿속에 그린 바로 그 그림에 가까운 결과물을 내놓을 것입니다.
작은 예를 들어볼까요?
막연한 질문: “챗지피티, 집중력 높이는 글 써줘.”
RIA로 정리한 질문: “당신은 자기계발 칼럼니스트입니다. 시험을 앞둔 고등학생이 볼 ‘집중력 높이는 5분 루틴’을 써주세요. 3단계로 나누고, 과학적 근거를 한 줄씩 덧붙여주세요.”
같은 주제지만, 두 번째 요청은 훨씬 더 선명하고, 챗지피티는 정확한 톤과 깊이로 응답합니다. 우리가 원하는 결과에 한 발 더 가까워지는 것이죠.
이 책은 바로 그 훈련입니다. 대화를 위한 근육을 키우고, 질문을 설계하는 눈을 기르는 훈련.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당신의 질문은 정교해지고, 챗지피티는 점점 더 당신만의 비서, 연구자, 편집자, 때로는 친구가 되어갈 것입니다.
챗지피티와 대화를 시작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을 만들고 싶은지”를 스스로에게 묻는 것입니다.
이것을 저는 R, Request라고 부릅니다.
우리가 흔히 하는 실수는 “대충 말해도 알아서 잘 해주겠지”라고 기대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챗지피티는 마음을 읽는 점술사가 아닙니다. 무엇을 만들어야 하는지, 그 ‘형태’를 먼저 알려줘야 합니다.
예를 들어 이런 요청을 생각해봅시다.
“챗지피티, 운동에 좋은 음식 알려줘.”
이건 너무 넓습니다. 블로그 글? 쇼핑 리스트? 칼로리표? 챗지피티는 가장 보편적인 답을 줄 뿐, 우리가 원하는 형식일지는 알 수 없습니다.
Request를 구체화하면 이렇게 됩니다.
“운동 후 근육 회복에 좋은 음식을 소개하는 블로그 글 초안을 써줘. 600자 정도, 3가지 음식만 소개하고, 마지막에 한 줄 결론을 넣어줘.”
이 한 줄만으로 챗지피티는 훨씬 더 정확히 우리의 필요를 맞춥니다.
단순히 “정보를 알려줘”에서 벗어나, 무엇을 만들지와 어떤 형식으로 만들지를 정하는 순간, 결과는 우리의 상상에 훨씬 가까워집니다.
제가 자주 사용하는 방식은 명사 + 형식 조합입니다.
보고서 → “1페이지 요약 보고서”
표 → “비교표 (열: 제품명·가격·장단점)”
스크립트 → “3분 분량 나레이션 스크립트”
이렇게 형식을 명확히 하면 챗지피티는 바로 작업을 시작할 준비가 됩니다.
Request가 “무엇을 만들지”를 정하는 것이라면, Intent는 “왜 만드는지”를 알려주는 열쇠입니다. 챗지피티는 똑똑하지만, 맥락이 없으면 안전한 평균값을 내놓습니다. 그래서 나온 결과가 너무 무난하거나, 너무 길거나, 감동이 없는 경우가 많죠.
“왜 필요한지”를 한 줄만 덧붙여도 대화는 전혀 다른 색을 띱니다.
예를 들어 이런 요청을 해봅시다.
Request만 있는 질문:
“집중력 높이는 3단계 루틴 만들어줘.”
챗지피티는 가장 보편적인 집중 팁을 나열할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여기에 Intent를 넣으면 이렇게 달라집니다.
Intent를 포함한 질문:
“집중력이 떨어져서 힘든 직장인을 위한 3단계 루틴 만들어줘. 각 단계는 5분 이내로 끝나야 하고, 사무실에서도 할 수 있는 동작만 넣어줘.”
같은 Request인데, 결과물은 훨씬 현실적이고 내 상황에 맞는 루틴이 됩니다.
Intent는 상황을 그려주는 붓질과 같습니다.
나는 왜 이걸 쓰는지
누가 이걸 볼지
어떤 한계와 조건이 있는지
이 세 가지를 말해주면 챗지피티는 단순한 텍스트 머신에서 작업 파트너로 바뀝니다.
또 다른 예시를 들어볼까요?
Request만: “면접 질문 리스트 만들어줘.”
Intent 추가:
“이번 주에 스타트업 개발자 면접을 진행해. 경력 3년차 지원자를 대상으로, 팀 협업 경험과 문제 해결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질문 10개만 만들어줘.”
이제 챗지피티는 “일반 면접 질문”이 아니라, 바로 쓸 수 있는 실전 면접 질문을 만들어줍니다.
이처럼 Intent는 결과물의 깊이·길이·톤까지 바꿉니다.
짧게는 “왜 필요한지” 한 줄, 길게는 “맥락·조건·우선순위”까지 적어주면 좋습니다.
Request와 Intent가 준비되었다면, 이제 마지막 퍼즐 조각이 남습니다.
누구를 위한 글인지, 누구를 위한 작업인지 정하는 것, 바로 Audience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부분을 놓칩니다. 그냥 “좋은 글”을 써달라고 하죠. 그런데 좋은 글이란 누구에게 좋은 글일까요? 어린이에게 좋은 글과, 연구자에게 좋은 글은 완전히 다릅니다. 독자를 정하는 순간, 챗지피티는 단어 선택부터 예시, 심지어 문장의 길이까지 달라집니다.
같은 Request, 다른 Audience
예를 들어 이런 Request를 생각해 봅시다.
“기후 변화에 대해 설명해줘.”
챗지피티는 평균적인 설명을 내놓겠죠. 하지만 독자를 명확히 하면 이렇게 달라집니다.
초등학생 대상:
“초등학생이 이해할 수 있도록 기후 변화를 설명해줘. 비유를 써서 쉽게 말하고, 300자 이내로 써줘.”
→ 결과: 짧고 친근한 말투, 구체적 예시(‘지구가 열이 난 것처럼 뜨거워지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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