례·심리·대응·회복, 우리에게 필요한 한 권.6장. 감정공학의 시나리오
짧은 우화
밤 11시 42분, 핸드폰이 진동했다.
“[긴급] 고객님 계좌에서 이상 거래 발생. 즉시 확인 요망.”
순간, 잠이 달아났다. 손끝이 떨리고 심장은 속도를 높였다.
메시지에 적힌 링크는 차갑게 반짝였다.
그녀는 ‘은행 보안센터’ 문구를 믿고 눌렀다.
그날 새벽, 진짜로 사라진 건 돈이 아니라 ‘판단’이었다.
실전 해설
공포는 뇌의 ‘편도체’를 자극해 이성을 마비시킨다.
논리보다 생존 본능이 먼저 작동하는 것이다.
그래서 사기꾼은 항상 “무섭게 시작한다.”
‘계좌 도용’, ‘법적 조치’, ‘압수수색’ 같은 단어가 등장하면, 이미 그들은 감정의 문을 열어버린 셈이다.
대응 문장
“무서운 말을 들었을 때, 전화기를 내려놓는 용기가 진짜 방어다.”
한숨을 쉬고, 10분 후에 다시 확인하라.
공포는 즉시 반응을 원하지만, 진실은 기다릴 줄 안다.
짧은 우화
아침 9시, 회의 준비로 분주한 순간에 전화가 왔다.
“지금 이 건을 바로 이체하지 않으면 계약이 취소됩니다. 10분 안에 처리하세요.”
전화 속 목소리는 친절했고, 문장은 짧고 단호했다.
그가 손에 든 태블릿은 이미 결제 화면으로 켜져 있었고, 시간은 카운트다운처럼 느껴졌다.
그는 숨을 고르지 못한 채 ‘승인’을 눌렀고, 그제야 뒤늦게 질문이 떠올랐다 — ‘왜 이렇게 급하지?’
하지만 기회는 이미 떠나간 뒤였다.
실전 해설
‘시간 압박’은 사람의 사려 깊음을 빼앗는다.
우리 뇌는 선택의 대안을 탐색하고 검증하는 데 시간이 필요한데, 긴급 문구는 그 시간을 인위적으로 제거한다.
사기꾼은 마치 경매사처럼 초침을 들이미며 우리의 판단을 ‘자동모드’로 전환시킨다.
급박한 상황에서는 평상시 하던 확인 절차가 생략되기 쉽고, 그 틈이 바로 공격자의 놀이터가 된다.
대응 문장
“지금 당장이라는 말이 나오면, 저는 일단 멈춥니다.”
“그 요청을 서면으로 보내주시고, 제가 담당자에게 다시 확인한 뒤 회신드리겠습니다.”
급할수록 한 번 더 묻고, 한 번 더 확인하라 — 진짜 기회는 기다릴 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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