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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의 바다를 건너는 등대: 한국편

사례·심리·대응·회복, 우리에게 필요한 한 권. 7장

by 토사님

Part II. 공격 벡터별 플레이북(한국 현장 대본 포함)

ChatGPT Image 2025년 10월 9일 오전 08_06_44.png

7장.전화/통신: 검·경·금감원·은행 사칭 7장면 대본 &30초 절차


7.1 검찰의 목소리 ― “당신 명의로 범죄가 일어났습니다”

[전화 울림]
“안녕하십니까, 서울중앙지검 사이버수사2부입니다.
김민수 씨 맞으시죠?
현재 김민수 씨 명의로 개설된 계좌에서 범죄 자금이 흘러나갔습니다.”


민수의 손에서 휴대폰이 미묘하게 떨렸다.
검찰이라니. 범죄라니.
머릿속이 하얘지고, 가슴이 쿵쾅거렸다.


“지금 바로 조사를 위해 통화 녹취를 진행하겠습니다.
계좌를 보호하기 위해선 일단 모든 금융정보를 확인해야 합니다.”


그 말에 민수는 숨을 들이마셨다.
“혹시 나도 모르게…?”
그 순간, 그는 생각보다 빨리 ‘협조자’가 되어 있었다.


설명

검찰. 수사. 계좌.
이 단어들이 동시에 등장하면 인간의 뇌는 논리보다 생존 반응이 먼저 작동한다.
이것을 **“권위 유발 반응(Authority Trigger)”**이라 부른다.
‘법의 이름’은 단순한 단어가 아니라,
우리 안의 죄책감·두려움·복종심을 자동으로 호출하는 명령어다.
사기꾼은 그 심리를 정확히 알고 있다.
그래서 ‘협조 요청’이 아니라 ‘조사 명령’처럼 말한다.
목소리 톤은 차분하고, 논리적이며, 무엇보다 ‘피해자를 범죄자처럼’ 느끼게 만든다.


30초 절차 ― 이성이 돌아오는 루틴

즉시 끊기. — 검찰은 전화로 조사를 시작하지 않는다.

대표번호 재확인. — 02-3480-2000 (서울중앙지검) 직접 발신 확인.

누구에게도 계좌·인증번호 제공 금지.

감정 기록. — ‘두려웠다’는 감정을 잠시 메모하라. 그것이 최선의 백신이다.


한 줄 요약
“검찰의 이름으로 시작되는 전화는,
당신의 공포를 수사하려는 함정이다.”


7.2 경찰의 명령 ― “지금 바로 조사에 응하셔야 합니다”

이야기

[전화 울림]
“여기는 서울강남경찰서 형사과입니다.
지금 긴급하게 연락드리는 이유는,
김지현 씨 명의로 된 휴대폰이 보이스피싱 사건에 사용된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입니다.”


김지현은 숨이 멎는 것 같았다.
‘경찰서’, ‘보이스피싱’, ‘내 이름’.
세 단어가 동시에 머리에 꽂혔다.

“지금 바로 조사에 응하지 않으면 체포영장이 발부될 수 있습니다.
절차를 간소화하려면 제 지시에 따라 휴대폰 인증 절차를 진행해주세요.”


그 말은 **“당신에게 선택권이 없다”**는 선언처럼 들렸다.
그 순간, 김지현의 손가락은 본능처럼 휴대폰 화면을 눌렀다.
‘지금 바로’ — 그 두 단어는 언제나 이성을 꺼버린다.


설명

이 수법의 핵심은 ‘시간의 압박’이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시간 협박(Temporal Threat)”**이라 부른다.
인간의 뇌는 공포 + 긴급 + 권위가 동시에 작동할 때,
사실상 ‘생각’을 멈추고 ‘지시 따르기’ 모드로 전환된다.


사기꾼은 그 짧은 순간을 노린다.
그들은 당신이 “생각하기 전에 반응하도록” 대본을 쓴다.
“지금 바로”, “10분 안에”, “오늘 안으로” —
이 단어들이 등장하면, 그것은 협박이 아니라 ‘심리 해킹’이다.


30초 절차 ― 이성을 되돌리는 방법

“지금 바로”라는 말이 들리면, 즉시 ‘잠시만요’라고 답하라.
(이 한마디가 당신의 뇌를 다시 ‘생각 모드’로 돌려놓는다.)

전화 끊기 → 182(경찰 민원콜센터) 로 직접 문의.

사건번호·담당자 실명 확인 없이는 어떤 절차도 진행하지 않는다.

체포영장·벌금 통보는 전화로 오지 않는다.
(진짜 경찰은 문서와 서면으로 움직인다.)


한 줄 요약
“사기꾼은 법보다 빠르게 말한다.
그러니, 당신은 법처럼 천천히 대응하라.”


7.3 금감원의 경고 ― “당신 계좌가 금융사기에 이용됐습니다”

이야기

[전화 울림]
“안녕하세요, 금융감독원 전자금융보호센터입니다.
혹시 지금 통화 가능하실까요?
고객님의 계좌가 최근 대규모 금융사기에 이용된 정황이 발견되어,
자산 보호를 위해 ‘안전계좌’로 긴급 이체를 도와드리려 합니다.”


목소리는 부드럽고 차분했다.
상냥한 상담원처럼, 단어 하나하나에 ‘배려’가 묻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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