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7
우리는 또 하루를 맞이합니다
오늘을 맞이하며,
창밖의 바람은 조금 차가워졌고,
가을의 공기는 어제보다 한층 더 깊어졌습니다.
밤새 흘러간 시간의 잔향이 남은 새벽,
우리는 여전히 살아 있습니다.
숨을 쉬고, 생각하고,
다시 한 번 세상과 마주할 용기를 꺼내 듭니다.
오늘은 달빛처럼 고요하게 시작됩니다.
그 고요 속에서,
내 안의 무언가가 천천히 깨어납니다.
1959년 10월 7일, 소련의 우주 탐사선 *루나 3호(Luna 3)*가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달의 뒷면을 촬영했습니다.
그전까지 달은 반쪽짜리 신비였습니다.
늘 우리에게 같은 얼굴만 보여주었지요.
하지만 그날, 인류는 처음으로 ‘보이지 않던 절반’을 마주했습니다.
달의 뒷면은 거칠고, 상처투성이였습니다.
그러나 그 낯선 풍경 속에서 사람들은 깨달았습니다.
아름다움은 완벽함이 아니라, 드러나지 않았던 진실 속에 깃든다는 것을.
빛이 닿지 않던 곳에도 여전히 세상은 존재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출근길 지하철 안,
한 여자가 창가에 기대 앉아 조용히 눈을 감고 있었습니다.
이어폰에서 음악이 흐르고 있었지만,
그녀는 듣는 듯 마는 듯, 그저 깊은 숨을 내쉬었습니다.
앞자리의 아이가 깔깔거리며 장난을 치자,
그녀는 고개를 들어 미소를 지었습니다.
그 순간, 오래 눌러두었던 무언가가 살짝 풀렸습니다.
어쩌면, 멈춰 서는 용기가 필요했던 건지도 모릅니다.
삶은 늘 앞으로만 달리려 하지만,
가끔은 그 자리에 그대로 머물러야
내 안의 어둠이 스스로 말을 걸어옵니다.
그녀는 창밖으로 흘러가는 풍경을 바라보며
조용히 자신에게 속삭였습니다.
“괜찮아.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어.”
오늘을 맞이하며,
나는 달의 뒷면을 떠올립니다.
보이지 않던 나의 절반,
그늘진 마음의 골짜기,
말하지 못한 감정의 그림자들.
그 모든 것이 나의 일부임을
이제는 부끄러워하지 않으려 합니다.
빛은 언제나 한쪽에서만 비추지만,
사람의 마음은 양쪽을 품을 수 있음을 압니다.
상처와 평온, 외로움과 희망,
그 모두가 함께 있을 때,
비로소 우리는 온전해집니다.
오늘 나는 기도합니다.
달처럼 한쪽을 숨기지 않게 하소서.
눈부신 순간만이 아니라,
흐려진 시간 속에서도 나를 사랑하게 하소서.
나는 달의 뒷면을 향해 손을 뻗습니다.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았던 나의 풍경을
조용히 쓰다듬으며 말합니다.
괜찮다고,
아름답다고,
이제는 드러나도 된다고.
오늘,
나는 나의 어둠을 품는 법을 배웁니다.
그리고 그 품 안에서,
조용히 —
다시 빛을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