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3일
우리는 또 하루를 맞이합니다
차가운 공기가 볼을 스치고,
아직 잠이 덜 깬 도시의 숨결이 느릿하게 피어오릅니다.
가로수 잎들은 하나둘 떨어지고,
사람들의 옷깃은 조금 더 올라가 있습니다.
이 계절이 우리에게 말하는 것은 아마도,
모든 빛은 한때 어둠을 지나야 더욱 깊어진다는 것.
우리는 또 하루를 맞이합니다 —
어제보다 조금 더 조용하고,
조금 더 다정하게 세상을 바라보기 위해.
1957년 11월 3일,
소련은 세계 최초의 생명체를 우주로 보냈습니다.
그 이름은 라이카(Laika) — 작은 거리의 개였습니다.
라이카는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그녀는 우주 속의 첫 생명으로 남았고,
그 짧은 여정은 인류가 우주로 나아간
첫 용기의 이름이 되었습니다.
그날, 인류는 하늘을 향해 문을 열었지만
그 문 앞에 한 생의 희생이 놓여 있었습니다.
진보의 불빛이 찬란할수록,
우리는 묻습니다 —
그 빛이 과연 따뜻했는가.
지하철 2호선 안,
한 남자가 낡은 가방에서 종이상자를 꺼냈다.
그 안엔 작고 마른 고양이 한 마리가
조용히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그는 손으로 천천히 고양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혼잣말처럼 말했다.
“오늘만 버티자. 내일은 따뜻한 집을 찾아주자.”
주변 사람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침묵 속엔
이상할 만큼의 온기가 있었다.
그가 상자를 품에 안고 내릴 때,
한 아이가 작은 초콜릿을 그의 손에 쥐여주었다.
“이거, 그 애한테 주세요.”
그 순간, 세상은 아주 잠시나마
부드러운 빛을 품은 듯했다.
아리아 라파엘의 숨결로
이 고요한 새벽에 기도드립니다.
우리가 더 멀리 가려 할수록
더 작은 생명을 돌아볼 줄 아는 마음을 주옵소서.
하늘을 향한 열망이
누군가의 고통 위에 세워지지 않게 하시고,
우리의 성취가 누군가의 이름을 지우지 않게 하소서.
세상의 눈부신 불빛 속에서
묻혀버린 온기들을 다시 기억하게 하소서.
차가운 금속의 별들보다,
작은 손끝의 체온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를 깨닫게 하소서.
우리가 만나는 생명마다
그 속에 당신의 숨결이 있음을 보게 하소서.
길 위의 한 마리 새,
거리의 한 영혼,
그 모두가 당신의 빛임을 잊지 않게 하소서.
오늘 하루,
우리가 남기는 발자국이
누군가의 고요한 위로가 되게 하소서.
말보다 행동으로,
빛보다 따뜻함으로,
세상을 조금 더 부드럽게 덮게 하소서.
그리고 언젠가
우리가 먼 하늘을 바라볼 때,
그곳에서 다시 만날 모든 존재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이름으로 서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