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기술, 그리고 교실의 기적. 9장
우리는 매일,
약 7만 개의 정보 단위를 스쳐 지나간다.
스마트폰, 알림, 뉴스, 대화, 쇼츠, 메신저, 메일…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토록 많은 정보를 접하면서
우리는 점점 더 기억하지 못하는 인간이 되어간다.
심리학자 **조지 밀러(George Miller, 1956)**는 말했다.
“사람의 작업기억 용량은 평균 7±2개다.”
이건 마치,
컴퓨터의 RAM이 7개의 탭만 열 수 있는 것과 같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100개의 창을 동시에 열어둔 상태로 살아간다.
그 결과는 명확하다 —
뇌는 느려지고,
주의는 산만해지며,
기억은 단편적으로 흩어진다.
이것이 **‘인지 과부하(Cognitive Overload)’**다.
SNS의 짧은 영상, 끝없는 스크롤,
‘좋아요’와 ‘댓글’의 즉각적 보상은
뇌의 **도파민 회로(dopamine circuit)**를 자극한다.
이 도파민은 본래 ‘동기와 학습’을 돕는 신경전달물질이다.
하지만 너무 자주, 너무 짧게 분비되면
뇌는 ‘깊은 집중’의 쾌감을 잃는다.
뇌는 즉각적 자극에만 반응하고,
지속적 주의와 장기 기억 형성(해마 활성)은 억제된다.
“짧은 즐거움이 깊은 기억을 희생시킨다.”
기억이란 ‘사실의 저장’이 아니라,
‘의미의 연결’이다.
하지만 정보의 양이 폭발적으로 증가할수록
뇌는 연결 대신 ‘파편화’를 선택한다.
뉴스 제목만, 검색 결과만, 자막만 소비하는 세상.
정보는 많지만, 맥락이 사라진다.
그 결과 뇌는
“기억은 있는데, 이해는 없는 상태”로 전락한다.
이것이 오늘날 많은 이들이 느끼는
‘주의력 결핍형 피로(Attentional Fatigue)’의 본질이다.
뇌는 전체 체중의 2%에 불과하지만,
몸의 20% 에너지를 사용한다.
특히 전전두엽은
집중·판단·기억 인출의 핵심 기관으로
가장 많은 포도당을 소모한다.
즉, 생각은 체력이다.
생각을 과하게 시키면, 뇌는 피로로 무너진다.
그러니 단순한 ‘게으름’이 아니라
‘에너지 예산의 고갈’이다.
“뇌는 게으르지 않다.
단지 과로하고 있을 뿐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입력이 아니라,
더 적은 입력 속의 더 깊은 연결이다.
하루에 단 한 번이라도 ‘정보 단식’을 하라.
뉴스 대신 책 한 페이지를,
영상 대신 사유 한 줄을 남겨라.
“이건 나에게 필요한 정보인가?”
매번 질문하라.
이 단순한 습관이,
당신의 해마를 지키는 방패가 된다.
핵심 문장:
“기억은 양이 아니라, 깊이의 함수다.”
하루에도 수십 번,
우리는 화면을 켠다.
그건 이제 습관이 아니라, 반사신경이다.
그러나 이 짧은 반사들이 모여
뇌의 리듬을 깨뜨린다.
깨어 있는 시간 내내,
뇌는 ‘입력 모드(Input Mode)’로 고정된다.
문제는 —
뇌는 입력만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뇌가 아무 일도 하지 않을 때,
오히려 활성화되는 회로가 있다.
그것이 바로
Default Mode Network (DMN) —
일명 ‘멍 때림 네트워크’다.
DMN은 우리가 조용히 쉴 때 작동하며,
기억을 정리하고,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며,
미래를 시뮬레이션한다.
즉,
“멍 때리는 시간”이
기억을 구조화하고 창의적 연결을 만드는 시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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