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송이

2025년 11월 18일

by 토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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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8일에 태어난 당신께

청하국은 요란하지 않습니다.
향도 과하지 않고, 색도 소리 없이 번집니다.
그러나 조용한 꽃들 중 가장 멀리 남는 향을 지녔지요.

당신도 그렇습니다.
누군가의 마음에 스며들 때
큰 걸음으로 다가오지 않습니다.
대신 오래 머물고,
가만히 숨결처럼 가까워져
결국엔 ‘믿음’이라는 이름으로 자리를 잡습니다.

오늘 태어난 당신은
세상을 부드럽게 비추되 번쩍이지 않는,
그러나 사라지지도 않는 빛을 지닌 사람입니다.
그 은은한 마음은
누군가의 겨울을 데우고,
누군가의 하루에 작은 햇살이 됩니다.

당신의 생일은
그 조용한 온기 자체를 축하하는 날입니다.


청하국(Chrysanthemum indicum hybrid)

한국의 늦가을 산기슭과 들녘을 지키는 국화의 한 갈래.
차가운 공기를 머금고도 활짝 피어
담백함, 의연함, 오래가는 온기를 상징합니다.

청하국은 말합니다.
“나의 온도는 뜨겁지 않지만, 쉽게 식지도 않는다.”
풍성한 꽃보다 고요한 꽃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진실한 마음을 건네는 꽃이지요.


✦ 시 — 〈가을 끝의 흰 숨〉

바람이 차가워지는 계절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꽃은
늘 소리를 적게 내는 꽃이었다

누구도 바라보지 않는 순간에도
흔들리면서도 꺾이지 않고
빛을 품은 채 서 있는 꽃

나는 그 단단한 고요 속에서
당신을 떠올렸다

눈부시지 않아서 좋고
과하지 않아서 깊은 사람
가만히 있어도 누군가를 살리는 사람

청하국 한 송이가
늦가을의 끝을 데우듯
당신의 존재가
누군가의 긴 밤을 밝혀준다


✦ 한 줄 주문

들숨에 의연함, 멈춤에 은은한 빛, 날숨에 오래가는 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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