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3일
오늘의 꽃은 겨울이 가장 먼저 허락하는 흰 마음입니다.
스노드롭은
세상의 모든 길이 얼어붙은 뒤에
가장 먼저 땅 위로 고개를 듭니다.
“아직은 이르다”
“조금만 더 기다려라”
온 자연이 속삭여도
이 작은 꽃은 조심스럽고도 단단한 마음으로
겨울과 마주합니다.
당신도 그렇습니다.
다들 머뭇거릴 때
당신은 작은 가능성을 향해 먼저 마음을 열고,
다들 두려움에 멈춰 있을 때
당신은 아주 조용한 발걸음으로
새로운 계절을 시작하는 사람.
크게 말하지 않고,
과장하지도 않지만,
당신이 만든 첫 길 위에서
누군가는 숨을 고르기 시작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다시 살아볼 용기를 얻게 됩니다.
오늘은 그 고요한 용기가 태어난 날입니다.
당신 때문에 계절이 조금 더 빨리 녹아내리고
누군가의 마음이 다시 유연해지는 날.
이름 속의 nivalis는 “눈의”라는 뜻.
눈보라가 잦아든 자리,
가장 어두운 땅속에서
하얗게 솟아오르는 겨울의 첫 꽃입니다.
그래서 이 꽃의 상징은
“첫 용기”, “희망의 징조”, “겨울을 깨우는 손길.”
스노드롭은 말합니다.
“누군가는 처음으로 빛을 들어올려야 한다”고.
밤이 너무 길어
어둠이 계절을 잠그려 할 때
작은 흰 꽃 하나
땅 속에서 조용히 떨리고 있었다
꽃은 알고 있었다
누군가는 먼저
두려움의 문을 열어야 한다는 것을
눈 사이로 피어오른 그 하얀 숨
그것이 겨울을 깨우고
봄의 첫 장을 적어내려갔다
사람들은 그 용기의 이름을
스노드롭이라 불렀다
들숨에 용기, 멈춤에 고요, 날숨에 첫 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