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앉아 맑은 날들 365

2025년 12월 9일

2025년 12월 9일 — 멈춘 자리에서 시작되는 숨

오늘의 역사

1968년 12월 9일 — 최초의 컴퓨터 마우스 공개

손끝의 작은 움직임이
세상의 문을 여는 방식이 된 날.

거대한 기술혁신은
언제나 번개처럼 내리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조용한 상상에서 출발하며,
그 상상은 결국
사람과 세계를 더 가깝게 잇는 다리가 됩니다.

오늘의 역사는 일러줍니다.
작은 발상 하나가
우리의 삶을 전혀 다른 차원으로
부드럽게 이끌어 갈 수 있다고.

오늘의 에피소드

지하철 출근길,
한 초등학생이 엄마의 손을 잡고
전동차 안 작은 자리에 앉았습니다.

학생은 가방을 열어
종이로 만든 조그만 로봇을 꺼냈습니다.
대강 접어 만든 것처럼 보였지만
눈이 붙어 있고, 팔이 달려 있고,
어떤 미래를 품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옆자리의 청년이 그 로봇을 바라보다
살며시 미소 지었습니다.

아이도 눈을 들어 말했습니다.
“이거… 제가 생각한 로봇이에요.
언젠가 진짜 움직였으면 좋겠어요.”

청년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습니다.
“그 마음으로 계속 만들면,
언젠가는 진짜 움직일 거예요.”

지하철은 여전히 흔들리며 달리고 있었지만
그 짧은 순간,
작은 꿈 하나가
세상과 처음 인사를 나누는 듯
잔잔한 울림을 퍼뜨렸습니다.

기술도, 변화도, 혁신도
사실은 이렇게
누군가의 손안에서 조용히 태어난다는 것을
그들은 알지 못한 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오늘의 기도

오늘,
내 안에 잠들어 있던 작은 상상들이
부드럽게 깨어나게 하소서.

누군가에게는 사소해 보일지라도
나에게는 미래를 여는
은은한 불씨가 되게 하시고,
그 불씨가 바람에 꺼지지 않도록
단단한 마음을 주소서.

급하게 달리느라
놓치고 지나친 생각들,
짐처럼만 느껴졌던 실패의 흔적들 위에도
다시 한 번 따뜻한 손길이 내려
새로운 의미가 싹트게 하소서.

작은 움직임이
큰 세계를 열었던 그날처럼,
오늘의 나 역시
가벼운 손끝 하나,
조용한 선택 하나로
누군가에게 빛나는 시작이 되게 하소서.

의심보다는 가능성을,
두려움보다는 호흡을,
포기보다는 다시 해보려는 마음을
내게 허락하시어

가라앉아 맑아지는 이 하루가
내일의 길을 환히 비추는
작은 발명이 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