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5일
1791년 12월 15일 — 미국 수정헌법 제1~10조, ‘권리장전’ 비준
이날, 국가는 힘을 키우는 대신
개인의 권리를 먼저 문서에 새겼습니다.
말할 자유, 믿을 자유, 보호받을 자유.
권리장전은 거창한 승리의 기록이 아니라
“넘지 말아야 할 선”을 스스로에게 약속한 선언이었습니다.
역사는 이 장면을 통해 말합니다.
문명은 정복이 아니라,
서로를 해치지 않겠다는 합의 위에서 자란다고.
동네 도서관 열람실 한쪽에
항상 같은 자리에 앉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는 매번
가방을 의자 아래 밀어 넣고
책을 펼친 뒤
아주 작은 목소리로
페이지를 넘깁니다.
어떤 날은
누군가 통화를 하며 소란을 피우고,
어떤 날은
의자를 거칠게 끄는 소리가 울립니다.
그럴 때마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다만 고개를 들지 않은 채
자기 자리를 지킵니다.
그의 침묵 덕분에
그 공간은 여전히
누군가에게 안전한 곳으로 남아 있습니다.
말하지 않음으로
지켜낸 권리,
물러서지 않음으로
남겨둔 질서가
그 자리에 고요히 놓여 있었습니다.
오늘,
크게 주장하지 않아도
지켜야 할 것을 아는 마음을
제 안에 심어주세요.
잠시
숨을 쉽니다.
상처 주지 않기 위해
말을 고르는 용기,
지나치지 않기 위해
멈춰 서는 지혜를
제게 주소서.
힘을 갖는 것보다
선을 아는 것이
더 어렵다는 사실을
잊지 않게 하시고,
이길 수 있어도
넘지 않겠다고 선택하는
조용한 단단함을
하루의 중심에 두게 하소서.
누군가의 침묵이
두려움이 아니라
존중이 되게 하시고,
나의 침묵 또한
회피가 아니라
지켜냄이 되게 하소서.
가라앉은 마음은
경계선을 또렷이 하고,
또렷해진 마음은
쉽게 흔들리지 않게 하소서.
오늘의 나는
소리 없이도
세상을 조금 덜 아프게 만드는
사람이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하루가 저물 때,
아무도 보지 못했더라도
나는 내가 지켜야 할 것을
지켜냈다고
스스로에게 말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