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7일
1903년 12월 17일 — 라이트 형제, 인류 최초의 동력 비행 성공
이날, 사람은 땅을 잠시 떠났습니다.
불과 몇 초, 몇 미터였지만
그 순간은 인간의 상상이
현실로 넘어간 첫 장면이었습니다.
라이트 형제의 비행은 말합니다.
위대한 도약은 늘
불완전한 첫 시도에서 시작되며,
떨림을 안고서도
몸을 띄우는 용기가
미래를 연다는 것을.
아침 출근길,
지하철 플랫폼에서
한 노인이 스마트폰을 들고 서 있었습니다.
손가락이 화면 위에서
몇 번이나 망설이다 멈췄고,
옆에 있던 젊은 사람이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습니다.
“도와드릴까요?”
노인은 잠시 머뭇거리다
휴대폰을 내밀었습니다.
사진을 보내고 싶다 했습니다.
손주의 첫 발표회 사진이라고.
전송 버튼이 눌리고
작은 ‘전송 완료’ 표시가 떴을 때,
노인의 얼굴이
천천히 풀어졌습니다.
그는 말했습니다.
“이 나이에 처음 해보는 게
아직도 있네요.”
그 말은
땅에서 조금 떠오른 사람의 표정과
아주 닮아 있었습니다.
오늘,
처음이라는 말 앞에서
작아지는 마음을
부끄러워하지 않게 하소서.
잠시
숨을 쉽니다.
완벽하지 않아
미루어 두었던 시도들,
실패가 두려워
가슴에만 접어 두었던 생각들을
오늘만큼은
조심스럽게 펼쳐 보게 하소서.
떨리는 손으로도
버튼을 누를 수 있게 하시고,
짧은 순간일지라도
땅을 떠나는 경험이
내 안에 남게 하소서.
누군가는 이미 멀리 날고 있을지라도
나는 나의 높이에서
지금의 바람을 느끼게 하시고,
비교보다
지속을 선택하게 하소서.
가라앉은 마음은
실패를 과장하지 않게 하고,
맑아진 마음은
작은 성공을
소중히 안게 하소서.
오늘의 나는
크게 날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다만
포기하지 않고
한 번쯤 떠올라 보았다는 사실로
스스로를 미워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하루가 끝날 때,
나는 여전히 서툴지만
그래서 아직 가능성이 있다고
조용히 말할 수 있도록
이 하루를
부드러운 바람으로
감싸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