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70년 12월 17일
1770년 12월 17일 출생 — 1827년 3월 26일 영면
베토벤은
재능으로 기억되기보다
의지로 기억되어야 할 사람이다.
그는 음악을 ‘아름답게 만드는 법’을 넘어서
음악이 어떻게 인간을 버티게 하는가를 보여주었다.
청력을 잃어가며 그는
세상의 소리를 잃었지만,
대신 인간 내부에서 울리는
더 깊은 진동을 붙잡았다.
그의 교향곡은
질서의 틀을 부수고
개인의 고백을 세계의 언어로 바꾸었다.
특히 **〈합창〉**은
음악이 개인의 슬픔을 넘어
인류의 연대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한 순간이었다.
베토벤이 인류에 남긴 것은
명곡의 목록이 아니라,
절망 속에서도 예술은 계속될 수 있다는 단단한 증거였다.
당신은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날에도
작곡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침묵이 가장 깊을 때
삶이 다시 시작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베토벤은
처음부터 고요한 삶을 살지 않았다.
그의 어린 시절에는
술 취한 아버지의 목소리와
불안한 밤들이 겹쳐 있었다.
음악은 위안이기보다
살아남기 위한 수단에 가까웠다.
청년기의 성공은
그를 잠시 세상 한가운데로 데려갔지만
병은 조용히 다가왔다.
어느 날부터
사람의 말이 흐려졌고
음악이 멀어지기 시작했다.
그는 세상과 단절되었다.
사람을 피했고,
편지로만 마음을 남겼다.
그러나 그는 떠나지 않았다.
삶을 놓지 않았다.
완전히 들리지 않는 세계에서
그는 여전히 작곡했다.
머릿속에서 울리는 소리를
종이에 옮겼고,
그 소리는
우리 모두의 것이 되었다.
말년의 그의 음악은
더 이상 설명하려 들지 않는다.
기쁨과 슬픔, 분노와 용서가
한 덩어리로 존재한다.
마치 오래 살아본 사람이
삶을 판단하지 않고
그저 받아들이는 것처럼.
1827년의 봄,
폭풍우 속에서
그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그러나 그의 음악은
아직도 질문한다.
이만한 고통 앞에서,
당신은 무엇을 끝까지 믿을 수 있는가.
12월 17일은
소리를 잃고도
삶을 포기하지 않았던 한 인간을 기억하는 날입니다.
그의 음악은
오늘도 여전히
우리 안에서
조용히, 그러나 단단하게
울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