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앉아 맑은 날들 365

2025년 12월 30일

by 토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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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30일 — 하나로 묶인 이름들 사이에서


오늘의 역사

1922년 12월 30일 — 여러 이름이 하나가 되던 날

이날, 러시아·우크라이나·벨라루스·자캅카스 공화국이 연합하여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연방**이 공식 출범했습니다.


이 사건은 단순한 국가의 탄생이 아니라,
서로 다른 언어와 상처, 이상과 현실을
하나의 이름 아래 묶으려 했던 시도였습니다.
역사는 곧 보여주었습니다.
하나가 된다는 것은
형태를 만드는 일보다
마음을 다루는 일이 훨씬 어렵다는 것을.


오늘의 에피소드

연말을 앞두고
가족 단체 대화방에
오랜만에 메시지가 쌓입니다.


누군가는 농담을 던지고,
누군가는 읽기만 합니다.
말투도, 속도도,
살아온 방향도
이제는 많이 다르지만
그 방은 여전히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유지됩니다.


서로를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해도,
나가지 않고 남아 있는 것.
그 느슨한 연결이
어쩌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연합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잠시 스칩니다.


오늘의 기도

오늘,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말 앞에서
나를 잃지 않게 하소서.


잠시
숨을 쉽니다.


나는 종종
조화를 위해
내 마음을 줄이고,
갈등을 피하기 위해
말을 삼킵니다.
그러다 보면
함께 있다는 이유로
나 자신이 흐려질 때가 있습니다.


가라앉은 마음은
불필요한 양보를 내려놓고,
맑아진 마음은
다름을 인정하면서도
나의 경계를 지키게 하소서.


하나로 묶인 이름들 속에서도
각자의 숨결이
존중받기를 원합니다.
같은 방향을 바라보지 않아도,
같은 속도로 걷지 않아도
함께 있음이 가능하다는 것을
몸으로 이해하게 하소서.


나는 누군가와 이어질 때마다
흩어질까 두렵고,
흩어질 때마다
외로울까 두렵습니다.
그 사이에서
오늘의 나에게 필요한 거리는
지혜로 선택하게 하소서.


이 하루의 끝에서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완전히 하나일 필요도,
완전히 혼자일 필요도 없다고.


가라앉아
억지의 끈이 느슨해지고,
맑아져
자발적인 연결만 남도록,
오늘을
조용하지만 건강한 관계의 하루로
마무리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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