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꽃 그림 편지
그날은 유난히 버거운 하루였다.
회사에선 쉴 틈도 없이 지시가 쏟아졌고,
누군가의 실수는 조용히 내 책임이 되어 돌아왔다.
집에 돌아왔을 땐,
거실 불빛조차 따뜻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테이블 위에
작은 종이 한 장이 놓여 있었다.
서툰 글씨, 삐뚤빼뚤한 색연필 선.
“아빠, 꽃이에요. 아빠는 봄이에요.”
잠시 말이 막혔다.
꽃도, 봄도, 그 말도
당연히 내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아이에겐 내가 그랬던 거다.
무표정한 얼굴 뒤에서 견뎌낸 오늘이
누군가에겐 따뜻한 봄이었구나.
말없이 벽에 걸린 그 한 장이
내 하루를 되돌아보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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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늘 가르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매일 조금씩 배우는 중이다.
작은 손에서, 작은 말에서,
사랑의 깊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