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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탈 때마다 고통...피하고픈 이 차종, 이유가?

왜 이 택시만 타면 속이 울렁? 회생제동의 진실

by Gun

서울에 거주하는 한 직장인은 최근 택시를 타고 귀가하던 중 속이 갑자기 울렁거려 차에서 내릴 뻔했다고 말한다. 그가 탑승한 차량은 조용하고 고급스러웠지만, 원인을 알 수 없는 멀미가 계속됐다. 이후 확인해 보니 전기차 택시였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털어놨다.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된 전기 택시 이미지

이처럼 전기차 멀미를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국내 전기차 택시는 약 3만 1천 대를 넘어 전체 택시의 15%를 차지했다. 서울에서는 2025년 6월 현재 그 비중이 20%에 육박하고 있다. 그만큼 거리에서 전기차를 만날 기회도 많아졌지만, 그에 따른 불편도 커지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멀미의 원인을 ‘몸은 움직이는데 뇌가 이를 잘 인지하지 못해서 생기는 혼란’이라고 설명한다. 전기차는 엔진 소음이나 진동이 거의 없어 뇌가 차량의 움직임을 예측할 정보를 받지 못한다. 이 때문에 갑작스러운 가속이나 감속이 있을 때, 뇌가 반응을 놓쳐 멀미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된 전기 택시 이미지

특히 ‘회생제동’이라 불리는 전기차 특유의 감속 기능은 멀미를 더 심하게 만들 수 있다. 2024년 『Applied Ergonomics』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회생제동이 강해질수록 멀미 증세도 통계적으로 뚜렷하게 나타났다.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도 페달에서 발만 떼면 차가 서서히 멈추는데, 이 부드럽고 조용한 감속이 오히려 문제라는 것이다.




멀미를 줄이는 기술, 아이오닉5 N에 먼저 적용됐다

현대차는 이 같은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 5 N’에 ‘N 액티브 사운드 플러스’를 탑재했다. 이 시스템은 실제 엔진 소리를 흉내 낼 뿐 아니라, 가속할수록 소리도 커져서 운전자와 탑승자가 차의 움직임을 귀로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여기에 ‘기어를 바꾸는 느낌을 흉내 낸다’는 N e-Shift 기술까지 더해 감속 때 발생하는 뇌의 혼란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아이오닉 5 N [사진 = 현대]

현대모비스도 ‘전기차 시트 멀미감소 기술’을 개발 중이다. 이른바 ‘모션 시트’는 차량이 움직일 때 시트가 살짝 진동해 몸이 변화된 움직임을 감지하게 만든다. 마치 실제 움직이는 걸 몸으로 먼저 느끼게 해 뇌의 혼란을 줄이는 방식이다. 아직 상용화되진 않았지만, 멀미 방지 기술의 핵심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된 전기 택시 이미지

택시멀미 해결법, 감각 설정 기술이 열쇠 될까

기아 EV6 GT와 제네시스 GV60 등 일부 고급 전기차에는 가상 사운드의 테마를 바꾸거나 회생제동 강도를 운전자가 직접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이 들어가 있다. 멀미에 민감한 운전자나 승객이 자신에게 맞는 설정을 찾는 방식으로, ‘택시멀미 해결법’으로 실효성이 기대된다.


서울시택시운송사업조합 관계자에 따르면, 일부 택시 회사는 회생제동을 약하게 설정하고 급가속을 피하는 운전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승객들이 멀미로 항의하는 사례가 늘면서 회사 차원에서도 대응이 필요해졌다”는 설명이다. 기술과 운전 습관이 동시에 바뀌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된 전기 택시 이미지

기술로만 해결 안 된다...정책적 지원도 병행돼야

궁극적으로는 전기차 개발 단계에서부터 ‘멀미 저감 기술’을 필수 승차감 요소로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관련 기술 개발을 유도하고 인증 기준을 마련해, 제조사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멀미 대응에 나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탈 수 있어야 전기차 대중화도 앞당겨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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