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7 부활? 현실은 르노의 틈새 공략 플랜B
유튜브 채널 ‘뉴카’에서 공개한 ‘SM7 풀체인지 예상도’ 영상이 온라인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한때 국내 대표 대형 세단으로 자리했던 SM7이 부활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졌고, 디자인을 본 일부 네티즌은 “그랜저는 이제 긴장해야 할 때”라며 놀라움을 표현했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SM7, 부활 아닌 전략적 단종의 상징
SM7은 2020년 공식 단종됐다. 이후 르노코리아는 세단 전면 축소에 들어가며 SM3, SM5도 차례로 라인업에서 제외했고, 현재 남은 세단은 SM6뿐이다. 이는 시장의 트렌드 변화 때문만은 아니다. 르노 그룹의 글로벌 전략인 ‘르놀루션(Renaulution)’에 따라 수익성 중심의 포트폴리오 개편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현재 르노코리아는 SUV와 전동화 차량 중심의 전략으로 급격한 변화를 진행 중이다. 세단 복귀보다는 오히려 새로운 시장 창출에 집중하고 있으며, ‘오로라 프로젝트’라는 이름 아래 대형 하이브리드 CUV, 순수 전기차 등 다양한 차종을 준비 중이다.
예상도로 본 ‘가상의 SM7’이 던지는 상상력
뉴카 채널에서 공개된 예상도 속 SM7은 완전히 새로워진 전면부와 유려한 측면 라인을 통해 기존 모델의 중후함보다 훨씬 젊은 인상을 준다. 르노의 시그니처인 ㄷ자형 주간주행등(DRL), 대형 그릴, 쿠페형 루프라인은 최근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가 추구하는 세단의 방향성과 맞닿아 있다.
실내는 대형 디스플레이 중심의 인포테인먼트, 고급 소재 마감, 플로팅 타입 콘솔 디자인이 적용된 것으로 예상됐다. 이런 변화는 단지 스타일을 넘어, 유럽 프리미엄 감성과 국내 시장의 니즈를 모두 만족시키는 방향으로 그려졌다.
하지만 이 예상도는 어디까지나 ‘가상의 이미지’다. 실제 르노코리아는 이러한 모델을 준비하고 있지 않으며, 오히려 그랜저와 경쟁할 전략은 전혀 다른 차종을 통해 전개되고 있다.
‘오로라 2’, 새로운 시장의 개척자
르노코리아가 현재 플래그십으로 내세울 예정인 모델은 ‘오로라 2’다. 당초 2025년 상반기 출시가 유력했지만, 최근 일정이 일부 조정되며 2025년 말 또는 2026년 상반기로 전망되고 있다. 이 차량은 대형 하이브리드 CUV로, 기존 세단 중심 시장에서 틈새를 노리는 전략적 모델이다.
‘오로라 2’에는 르노의 최신 E-테크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해당 시스템은 현재 ‘그랑 콜레오스 E-테크’에 탑재된 1.5리터 터보 기반으로, 멀티모드 자동변속기(MMT)와 전기모터가 결합돼 우수한 연비와 정숙성을 제공한다.
이 차량은 단순한 SUV가 아니다. 르노는 오로라 2를 통해 세단의 안락함과 SUV의 실용성을 결합한 새로운 장르, ‘프리미엄 CUV’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르노코리아의 진짜 승부수는 틈새 공략
그랜저는 국내 중대형 세단 시장의 절대 강자지만, 르노는 그 시장을 정면으로 겨루기보다는 주변에서 새 길을 뚫고 있다. ‘오로라 2’는 SUV 수요는 물론, 프리미엄 세단 대체 수요까지 염두에 둔 모델이다.
또한 오는 8월 국내 출시 예정인 전기차 ‘세닉 E-테크 100% 일렉트릭’도 르노의 전동화 전환을 상징하는 핵심 모델이다. 사전예약은 지난 6월 27일부터 진행 중이며, 유럽 시장에서 먼저 출시돼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그랜저 잡을 SM7? 현실은 다른 길을 간다
결국 SM7은 돌아오지 않는다. 하지만 르노코리아는 이를 아쉬워하지 않는다. 대신 전동화, 프리미엄 CUV, 그리고 틈새시장 공략이라는 새로운 전략을 통해 그랜저와는 다른 방식으로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그랜저의 대항마’는 과거의 전략이다. 지금 르노는 경쟁보다는 ‘재정의’를 택했다. 과연 이 전략이 성공으로 이어질지, 그 답은 오로라 2가 시장에 등장할 때 비로소 밝혀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