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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안 끄는 사람 없던데… 드디어 사라지나?

운전자 99%가 끄는 그 기능

by Gun

예전엔 연비 절약의 상징처럼 여겨졌지만, 이제는 대부분의 운전자가 가장 먼저 끄는 기능이 돼버렸다. 시동을 껐다 켰다 반복하는 오토 스탑-스타트(ISG) 이야기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조차 최근 이 기능의 실효성과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사실상 기술 철회를 암시했다. “수백만 소비자가 싫어하는 기후 트로피”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12118_17850_446.png 래디언스리포트 출처

2025년 개정된 미국의 연비 규제법은 제조사의 ISG 장착 의무를 사실상 없앴고, 소비자 불편에 더 큰 무게가 실리는 흐름이다. 국내외 설문에서도 대부분의 운전자가 해당 기능을 원치 않는다고 답했으며, ‘ISG 끄는 법’은 이제 자동차 커뮤니티의 상시 인기 검색어다. 기능이 있는지보다 끄는 방법이 더 널리 알려진 아이러니다.


운전자들이 등을 돌린 가장 큰 이유는 불쾌한 체감이다. 출발 시 한 박자 느려지는 반응, 차량 떨림, 에어컨 중단 등은 ‘환경 보호’라는 명분도 설득하지 못한다. 특히 여름과 겨울철에는 쾌적함과 직결돼 기능 자체가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작은 진동이 주는 불편이 운전 전반의 만족도를 갉아먹는 것이다.

12118_17851_447.png 래디언스리포트 출처

기술적 내구성도 문제로 지적된다. 정비소에선 ISG 차량의 배터리 수명이 더 짧고, 스타트모터 고장 빈도도 더 높다고 말한다. 고속 주행 직후 바로 꺼지는 터보 차량에선 냉각 부족으로 엔진 손상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아무리 보완됐다고 해도 반복적 작동이 부품에 부담을 주는 건 피할 수 없는 사실이다.


제조사들은 여전히 “문제 없다”는 입장이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체감 불편이 기술적 설명을 이긴다. 실제로 일부 고급차는 이 기능을 기본 OFF로 전환하고 있고, 미국 자동차 협회는 "소비자 선택권을 보장하라"고 주장한다. 이제 ISG는 단순한 친환경 기능이 아니라, ‘불편을 감수할 만큼 가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이 되었다.


오늘도 당신은 그 버튼을 먼저 껐을지도 모른다. 기술은 존재 자체보다, 신뢰와 사용 의지로 평가받는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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