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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거인' EV2 GT, 유럽 먼저 간 이유...

기아의 ‘작은 괴물’ EV2 GT, 한국은 왜 뒤로 밀렸나

by Gun

기아가 준비 중인 소형 전기차 EV2 GT가 유럽 시장을 겨냥해 출격 채비를 갖추고 있다. 다만,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선 “왜 한국은 빠졌나”는 의문이 남는다.


2026년 상반기, 기아는 슬로바키아 질리나 공장에서 EV2 생산을 시작하고 유럽에서 먼저 판매를 개시할 계획이다. 유럽 현지 생산은 단순한 수출 효율화를 넘어, 전기차 보조금 조건과 세제 혜택을 충족하기 위한 선택이다. 이는 곧 ‘유럽 우선’ 전략의 핵심 배경이 된다.

1.png EV2 GT 예상도 'Josh Byrnes' [사진= 카스쿱스]

EV2 GT, 기대되는 고성능 ‘도심 로켓’


아직 공식 사양은 베일에 싸여 있지만, 복수의 해외 매체는 EV2 GT에 대해 듀얼모터 기반의 AWD 시스템과 약 300마력대 출력을 갖춘다고 분석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5초대에 주파하는 성능은, 이 급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수치다.


외관 역시 EV9의 요소를 닮은 하단 흡기구와 스포츠 감성의 디테일이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작은 차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고성능이 EV2 GT의 가장 큰 무기가 될 전망이다.

12222_18300_1222.png EV2 컨셉카 [사진= 기아차]


가격 전략과 배터리 선택의 이중 포석


EV2는 보급형과 퍼포먼스 모델로 나뉜다. 42kWh 용량의 LFP 배터리를 탑재한 기본형은 WLTP 기준 300km 안팎의 주행거리와 낮은 가격을 목표로 한다. 반면 GT 모델에는 62kWh NCM 배터리가 적용돼 약 440km 수준의 주행 가능 거리와 높은 출력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예상 가격은 2만5천~3만 유로 선으로, 각국의 보조금 제도에 따라 실구매가는 더 내려갈 수 있다. 기아는 이를 통해 르노 5, 폭스바겐 ID.2 등 유럽 경쟁 모델과의 격차를 좁히려는 것으로 보인다.

12222_18301_1222.png EV2 컨셉카 [사진= 기아차]


한국에선 왜 보기 힘든가?


문제는 국내다. EV2가 유럽에서 먼저 데뷔하는 동안, 한국 시장은 여전히 관망 상태다. 이는 단순한 출시 일정 문제가 아니다. 레이 EV·니로 EV와의 라인업 중복, 소형 고성능 전기차에 대한 국내 수요 불확실성, 보조금 기준과 가격 포지션의 애매한 경계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또한 초기 생산 물량의 유럽 우선 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 기아가 국내 출시 시점을 결정하는 데 있어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12222_18302_1223.png EV2 컨셉카 [사진= 기아차]


기아의 전략, 그리고 한국 소비자의 숙제


기아가 EV2 GT를 ‘수출 전용 모델’로 밀고 나갈지, 아니면 국내에서도 출시를 강행할지는 아직 명확치 않다. 다만 분명한 건, EV2 GT는 단지 작고 빠른 전기차가 아니라, 기아가 유럽 시장에서 새롭게 구축하려는 전기차 정체성의 상징이라는 점이다.

12222_18303_1224.png EV2 컨셉카 [사진= 기아차]


한국에서도 이 차를 경험하려면 단순한 수요를 넘어선, 시장의 ‘목소리’가 필요하다. 결국 EV2 GT가 한국 도로를 달릴 수 있을지는 우리 선택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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