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지드래곤의 '그 차' 1억 6천 테슬라, 한국서 통할까

테슬라 사이버트럭, 과연 ‘진짜 차’로 살아남을 수 있을까

by Gun

지금까지는 영상 속에서만 보던 차였다. 무표정한 얼굴처럼 생긴 전면, 반사되는 철판 외장, SUV도 작아 보이게 만드는 부피. 테슬라 사이버트럭이 드디어 서울 도심 한복판에 실물로 나타났다.

사이버트럭 국내 5.png

보통의 전기차처럼 조용히 미끄러지듯 진입하지만, 그 존재감은 결코 조용하지 않다. 누군가는 “이게 정말 도로를 달리는 게 맞느냐”고 묻고, 또 누군가는 “이제야 테슬라가 하고 싶던 이야기를 실현했다”고 말한다.


전기차 시장은 어느새 ‘누가 더 오래 가느냐’에서 ‘누가 더 새로우냐’로 초점이 옮겨졌다. 그 흐름 속에서 사이버트럭은 기능보다 상징에 가까운 물건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실물은 전시장에 있고, 구매는 현실이 됐다.

사이버트럭 국내 4.png

차체는 투박하다. 정확히 말하면, ‘일부러 투박해 보이도록 설계된 세련됨’이다. 외장은 도색 없이 강철 그대로, 상처도 안 난다. 일론 머스크가 “방탄급 외골격”이라 표현했던 이 디자인은 안전성과 내구성에 있어 전례가 없다.


성능은 슈퍼카 못지않다. 고성능 트림은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단 2.7초. 전기 픽업이 아니라 트럭 껍데기를 쓴 전기 스포츠카라고 보는 이도 있다. 여기에 V2L 기능은 실용성을 더한다. 캠핑이나 작업 현장에서 사이버트럭 자체가 전원 역할을 한다.

사이버트럭 국내 3.png

하지만 문제는 따로 있다. 과연 이 차량이 ‘한국적 상황’에 맞는가? 좁은 골목, 지하주차장의 기울기, 충전기 앞 대기줄 등, 사이버트럭이 마주해야 할 현실은 전시장이 아니다.


테슬라는 이를 위해 스티어 바이 와이어 같은 조향 기술을 탑재했다. 핸들을 많이 돌릴 필요 없이 민첩한 방향 전환이 가능하다. 또, 어댑티브 서스펜션으로 차고를 조절해 높은 턱이나 경사로에 대응한다. 기술로 크기의 불편함을 상쇄하려는 시도다.

사이버트럭 가격 2.png

가격은 적잖다. 고성능 모델은 1억 6천만 원에 달한다. 물론 단순한 이동 수단을 생각한다면 비싸다. 하지만 테슬라는 이 차를 ‘움직이는 플랫폼’으로 보기를 원한다. 차량 내부는 마치 휴대용 사무실처럼 널찍하고 미니멀하다.


그렇다면 과연 이 차량은 일상 속으로 녹아들 수 있을까. 단순한 호기심으로 끝날지, 아니면 기술과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이끄는 시작점이 될지. 한 가지 분명한 건, 사이버트럭이 한국 도로에 던지는 질문은 단순히 ‘크기’ 이상의 문제라는 점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M3 뛰어넘은 조용한 전기 폭주기관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