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배터리 장착한 폴스타 5, 슈퍼카급 성능으로 한국 상륙 예고
국내 전기차 시장의 주류 모델인 현대 아이오닉 6가 새로운 변수와 마주하게 됐다. 폴스타가 2026년 2분기 국내 출시를 예고한 전기 GT ‘폴스타 5’를 공식 발표했기 때문이다.
폴스타 발표에 따르면, 폴스타 5는 SK온이 공급하는 112kWh 배터리를 기반으로 800V 아키텍처를 적용해 670km의 WLTP 기준 주행거리를 확보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무충전 주행이 가능하다는 상징성만으로도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아이오닉 6는 국내 인증 기준 최대 562km의 주행거리를 기록하며 국산 전기 세단 중 최장 주행 모델로 자리해왔다. 그러나 폴스타 5는 체급 차이를 드러내듯 한층 긴 주행거리를 앞세워 비교 우위를 점한다.
충전 속도에서는 아이오닉 6가 여전히 빠르다. 현대차의 E-GMP 플랫폼 기반인 아이오닉 6는 10~80% 충전에 약 18분이 소요된다. 반면 폴스타 5는 같은 구간 충전에 22분이 걸리지만, 112kWh라는 대용량 배터리를 고려하면 충전 효율성 측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성능 비교에서는 차이가 더욱 극명하다. 아이오닉 6 AWD 모델이 최대 325마력, 제로백 5초대 성능을 보이는 반면, 폴스타 5 퍼포먼스 모델은 884마력과 제로백 3.2초를 달성한다. 폴스타의 설명대로라면, 이는 단순한 전기 세단이 아니라 슈퍼카 영역에 도전하는 GT 모델이다.
디자인 철학 또한 다르다. 아이오닉 6는 0.21Cd라는 세계 최저 수준의 공기저항계수를 통해 효율 극대화를 지향한다. 반면 폴스타 5는 콘셉트카 ‘프리셉트’를 계승한 직선적이고 공격적인 디자인으로 0.24Cd를 달성하며, 수치보다 존재감에 방점을 찍었다.
가격 포지션에서도 두 차량은 확실히 갈린다. 아이오닉 6는 5천만 원대부터 시작해 보조금 혜택을 고려하면 대중에게 현실적인 선택지다. 폴스타 5는 유럽 기준 14만 2,900유로(약 1억 9천만 원)부터 시작하는데, 국내 도입 시 관세와 세금 등을 고려하면 약 2억 원 전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 직접적인 경쟁 구도가 아니라, 소비자층 자체가 다른 셈이다.
그럼에도 아이오닉 6가 긴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기술적 기준선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같은 800V 아키텍처를 쓰더라도 배터리 용량, 성능, 주행거리에서 격차가 드러나면서, 소비자들은 차세대 전기차의 기대치를 점점 상향하게 된다.
폴스타 5의 의미는 단순히 새로운 수입차의 등장을 넘어선다. SK온 배터리 채택으로 한국 기업과 기술력이 글로벌 전기차의 중심에 있음을 보여준다. 더불어 포르쉐 타이칸, 루시드 에어와 경쟁하는 고성능 전기 GT 시장을 국내에서도 직접 경험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상징적이다.
향후 전기차 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재편될지는 단정할 수 없지만, 폴스타 5는 분명 국내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 아이오닉 6가 여전히 합리적인 가격과 효율로 강점을 유지하는 가운데, 폴스타 5의 등장은 전기차 기술의 ‘상위 리그’를 직접 보여주는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