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년 디젤 역사 마감, 새 시대 열 준비하는 기아 카니발
1998년 첫 출시 이후 ‘국민 패밀리카’로 불린 카니발은 늘 디젤 엔진과 함께 기억돼 왔습니다. 장거리 효율과 넉넉한 공간 덕분에 전국 고속도로에서 흔히 볼 수 있었죠.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디젤의 장점은 규제와 불편 속에 빛이 바랬습니다. 2026년형 모델에서 기아가 마침내 디젤 라인업을 정리한 건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시대 흐름을 따른 결과입니다.
디젤, 효율과 불편의 양면성
과거 2.9리터 디젤 엔진은 고속 주행에서 20km/L에 가까운 효율을 보여 많은 가족들의 선택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매연과 소음, 뒤차를 괴롭히는 검은 연기 같은 단점은 끝내 개선되지 못했죠.
스마트스트림 D2.2 같은 최신 디젤 엔진도 등장했지만 요소수 충전, DPF 관리 같은 부담은 소비자들을 점점 지치게 했습니다. 연비보다 귀찮은 관리가 더 크게 다가온 셈입니다.
새로 등장한 하이브리드의 무게감
2026년형 카니발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1.6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과 모터를 결합해 235마력의 출력을 냅니다. 저속에선 전기모터만으로 주행이 가능해 도심 운전의 피로감을 크게 줄여줍니다.
복합 연비도 13km/L 안팎으로 예상돼, 과거 ‘연비의 상징’이던 디젤을 대체할 만한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습니다. 특히 출퇴근처럼 정차가 잦은 환경에서는 오히려 디젤보다 유리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기아가 노리는 다음 무대
기아가 카니발 하이브리드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단순히 국내 판매 때문만은 아닙니다. 하이브리드 미니밴은 세계적으로도 아직 드문 세그먼트인데, 스타리아 하이브리드가 출시 전인 지금은 사실상 독점적 위치를 차지하게 된 것이죠.
이는 곧 전동화로 가는 징검다리이기도 합니다. 완전한 전기 미니밴 출시 전, 소비자에게 친환경 경험을 익숙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과도기적 모델로 하이브리드가 제격입니다.
디젤을 떠난 카니발은 더 이상 검은 연기를 남기지 않습니다. 대신 조용하고 매끄럽게 달리며, 미래로 향하는 ‘패밀리카’의 새로운 기준을 보여주려 하고 있습니다. 이 변화가 단순한 파워트레인 교체를 넘어, 국내 자동차 시장 전체의 흐름을 바꾸는 신호탄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