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장시간 주차된 차 안에 두는 작은 습관이 예상치 못한 건강 위협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플라스틱 생수병은 고온 환경에서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는 연구들이 잇따라 주목받고 있습니다.
차량 내부 온도는 외부보다 훨씬 빠르게 상승합니다. 미국 CDC 자료에 따르면 기온이 27도일 때 차량 안은 불과 20분 만에 43도를 넘어섭니다. 이런 밀폐된 공간에서 플라스틱 병을 방치하면,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는 화학물질이 물속으로 녹아들 수 있습니다.
플라스틱 생수병은 PET라는 소재로 만들어지는데요. 가볍고 저렴해 널리 쓰이지만, 연구진은 70도 가까운 고온에서 ‘안티모니’와 같은 금속 성분이 검출된다고 밝혔습니다. 이 물질은 소량으로도 두통, 위장 장애를 일으킬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호르몬계 이상까지 유발할 수 있다고 합니다.
여기에 최근 더 큰 우려를 낳는 건 ‘나노플라스틱’입니다. 지난해 미국 컬럼비아대 연구에서는 생수 1리터에서 평균 24만 개의 미세입자가 확인됐습니다. 머리카락 굵기의 수천분의 일에 불과한 이 입자는 세포를 통과해 장기나 뇌로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되고 있죠.
보관 환경은 결정적 차이를 만듭니다. 캐나다 맥길대 실험에서는 37도 조건에서 수많은 입자가 검출됐지만, 냉장 보관에서는 거의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단순히 물의 성분 문제가 아니라, 어디에 두었는지가 건강에 직결된다는 뜻입니다.
국내 생수 시장은 최근 3조 원 규모를 넘어설 만큼 급성장했습니다. 국민의 일상 속에 깊숙이 자리한 만큼, 안전 관리 역시 더 이상 뒤로 미룰 수 없는 화두입니다. 환경부는 2027년부터 국제 기준에 맞춘 품질·안전 인증제를 도입할 계획이며, 유통 과정에서도 직사광선 차단 등 강화된 보관 규정을 검토 중입니다.
하지만 지침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실제 관리 체계가 제도화돼야 소비자가 안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차 안에서 발견된 생수병이 아깝게 느껴지더라도, 더 큰 위험을 막기 위해서는 버리는 것이 가장 안전한 선택일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