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12 엔진의 마지막 숨결, 벤츠가 만든 ‘움직이는 예술품’
자동차를 넘어 ‘작품’이라 부를 만한 모델이 등장했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가 마이바흐의 새로운 한정판을 공개했는데요. 이름은 ‘마이바흐 V12 에디션’, 그리고 이 모델은 단 50대만 생산된다고 합니다. 그 숫자만으로도 이미 소장 가치를 예감케 하지요.
이번 에디션은 1930년대 전설적인 마이바흐 제플린을 기념해 만들어졌습니다. 당시의 장인정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오직 마이바흐만이 표현할 수 있는 정제된 품격을 담았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V12’라는 상징적인 숫자가 곳곳에 세련되게 녹아 있습니다.
금빛으로 물든 외관, ‘존재감 자체가 럭셔리’
차체는 올리브 메탈릭과 옵시디언 블랙의 투톤으로 완성됐으며, 은은한 실버 핀스트라이프가 입체감을 더합니다. 이 도장 과정은 전부 수작업으로 진행되어 완성까지 열흘 이상이 걸린다고 하는데요. 자동차라기보다 하나의 조각품을 다듬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C필러에 새겨진 더블 M 엠블럼과 그 위를 장식한 24K 금장 ‘V12’ 배지입니다. 이 배지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마이바흐가 지켜온 ‘V12의 유산’을 상징합니다. 5홀 단조 휠 역시 올리브 컬러로 마감되어 전체적인 조화를 완성합니다.
실내는 새들 브라운 나파 가죽과 호두나무 무늬 트림이 어우러져 깊고 따뜻한 인상을 줍니다. 시트 헤드라이너에는 다이아몬드 퀼팅 패턴이 섬세하게 들어가 있으며, 뒷좌석 콘솔에는 엔진의 12기통을 의미하는 금장 장식이 자리합니다. 여기에 수공예 키 박스와 전용 샴페인 잔까지 제공된다고 하니, 이 차는 그 자체로 ‘움직이는 라운지’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디지털 감각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최신 MBUX 시스템이 적용되어 최대 5개의 OLED 디스플레이를 제공하며, 음성 명령으로 대부분의 기능을 제어할 수 있습니다. 전통적인 마감과 최첨단 기술이 조화된, 그야말로 ‘과거와 미래의 공존’이라 할 만합니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여전히 살아 있는 V12 엔진입니다. 최고 출력 612마력,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단 4.5초면 도달합니다. 2.4톤이 넘는 무게를 지닌 대형 세단에서 이런 수치는 감탄이 나올 정도지요.
또한 E-액티브 바디 컨트롤과 최대 2.5도의 후륜 조향 시스템이 탑재되어, 긴 차체임에도 민첩한 회전이 가능합니다. 속도와 안정감,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셈입니다.
현재 판매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기존 마이바흐 S680이 3억 원대 중반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훨씬 높은 수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 50대’라는 희소성 때문에 이미 수집가들과 고급 차 오너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번 모델은 단순히 고급 자동차 한 대가 아니라, V12 시대의 마지막을 기념하는 상징적인 존재로 남을 것입니다. 금빛으로 장식된 배지 하나하나가, 그 오랜 전통과 장인정신을 대변하고 있으니까요.
시간이 흘러도 이 차는 그저 ‘빠르고 비싼 자동차’가 아닌, 한 시대의 디자인 철학과 기술이 담긴 예술품으로 기억될 듯합니다. 럭셔리의 정점이 무엇인지 궁금하다면, 마이바흐 V12 에디션이 그 답을 보여줄 것입니다.